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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점심

내 옆구리가 터질 지라도...

MSG 기피증환자인 주바리(바리= 바리스타:Barista의 줄임말), 그녀가 ‘MSG의 필요악을 외치는 직속상사 만부장의 줏대 없는미각을 교화시키겠다는 사명감으로 까칠한 맛집 탐험을 시작한다.

 

만부장~ 꽃샘추위도 싹 물러가고 이젠 진정한 봄이네요. 샤랄랄라~

 

그르게~ 점심 산책하기에 딱 좋은 날씨구먼...미세먼지도 심하지 않은 것 같고.

 

그럼 우리 김밥 싸가....아니아니 ‘사가’지고 가까운 고궁에 나가서 먹을까요? 아니면 수성동 계곡 올라가서 정자 위에서 봄바람 맞으며 먹어도 좋고...

 

좋지 좋아... 그럼 니가 가서 포장해올래?

 

안돼~

 

남이 가는 건 괜찮고 너는 안 되고?

 

아니아니...아니고요.

 

너 어디서 반말이냐?

 

만부장, 저 맘에 안 들죠?ㅋㅋㅋ 

 

ㅋㅋㅋㅋ 예원놀이는 고만하시고, 김밥지옥 가서 김밥 한 줄씩 포장해 가시자고...

 

헐~ 주문받기 전에 미리 말아서 쿠킹호일에 싸놓는 그 김밥집이요? 메뉴가 과장 조금 섞어 100가지쯤 돼서 외국인들이 가면 도대체 셰프가 몇 명이냐며 깜딱 놀라는 그 김밥집이요?

 

김밥은 싸자마자 세균이 증식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만들고 바로 먹는 게 좋고요, 특히 기온이 확 올라가는 요맘때쯤 식중독 위험이 매우 높은 음식이라고요. 아래 기사 참조하시고,

http://bizn.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503301036451&code=920401&med=khan

더욱이 그 매장은 많은 수의 음식을 직접 조리하지 않고 포장된 공장제 음식을 데워서 내는 것이라서 메뉴의 가짓수도 언빌리버블 하게 많을 수 있는 것이고요. 진짜 한번 크게 탈이 나셔봐야 정신 차리시려나 끌끌끌~

 

거 참 말 한번 자극적으로 하시는군.

 

저의 말하는 혀는 자극적인지 모르겠지만 맛보는 혀는 전혀 자극적이지 않다고요. 제발 김밥 한 줄을 먹더라도 제대로 된 음식을 먹자는 제 생각, 이게 잘못된 건가요, 만부장?

 

(만무룩) 힝...아니다.....

 

제대로 된 김밥 먹읍시다, 먹자구.... 앞장서라.

 

헤헤 헤헤헤~ 따라오세요.

 

요즘엔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주문 즉시 말아주는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가 많이 생겼더라고요. 특히 탄수화물이 많은 밥의 양은 줄이고 몸에 좋은 야채들을 듬뿍 넣었기 때문에 건강한 한 끼 식사로도 적당할 듯해요.

 

◇바르다 김선생

 

이름이 좀 거창한 김밥집이죠? ㅋㅋ 

바른 김밥 식당을 표방하고 나섰다는데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맛을 계속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 

제가 프랜차이즈 식당에는 잘 가질 않는 스타일인데요. 여기는 비교적 간도 지나치게 세지 않고 특히 김밥 안에 밥보다 야채가 많이 들어서 마음에 들더라고요.

 

저를 포함해 조금 비싸더라도 웰빙음식을 지향하는 요즘 소비자를 잘 공략했는지 생긴 지 1년8개월 만에 100호점을 돌파했다는 후문.

 

힛, 김밥 한 줄이 3200원? 5000원 가까이 하는 것도 있는뎅.

여기는 포장도 가능하고 매장에서 먹을 수도 있는데 먼저 주문과 계산을 한 후 자리에 앉아있으면 음식을 가져다주는 시스템. 카페 스타일로다가...모양이 좀 우스꽝스럽지만 위생모 착용에는 박수를 짝짝짝!

방문했었던 몇 차례 계속 시큰둥한 표정의 알바님. 5580원 이런~시급을 받는 젊은이들에게 친절까지 바라는 건 제 욕심인가요? 흑.

 

기본 스타일인 바른 김밥(3200원·아랫줄)과 매운 제육쌈 김밥(4500원)을 주문해봤습니다. 야채 위주의 재료가 들어간 바른김밥, 아삭아삭 하고 간이 세지 않은 야채들의 식감이 좋네요. 매운제육쌈김밥은 아무래도 고추장 양념된 돼지고기가 들어가 있어서 다른 것보다는 약간 간이 세지만 매운 음식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만족스러울 듯. 불고기김밥(4800원)도 먹어봤는데 맛은 있었으나 워낙 싱겁게 먹는 제게는 조금 짭짤했던....하지만 소고기가 들어가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

↑요고이는 재방문해서 맛본 크림치즈김밥(4500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치즈가 들어있었는데 제 입맛에는 굿~. 필라OOO 크림치즈 스타일의 치즈가 떡하니 들어가 있네요. 치즈파는 꼭 드셔보시길...

김밥 외에도 국수류와 덮밥류가 몇가지 준비돼 있어요. 나쁘지 않은 맛이나 크게 감동스럽지도 않은 그런 수준. 갈비만두도 있는데 알고 보니 삼둥이들이 방송에서 먹방쇼를 했던 그 만두가 이 만두더라는...전 먹어보질 않은 관계로 패쓰~

김밥을 기다리면서 오곡차를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데, 그게 또 깨알같은 만족감을 주는 아이템이었어요.

 

 

 

검색을 좀 해보니 바르다 김선생죠스떡볶이를 만든 회사의 두번째 브랜드네요. 죠스떡볶이도 좀더 자극적이지 않은 웰빙분식으로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너무 맵고 짜더라고요 ㅋㅋ 잠시 삼천포로....

 

다시 돌아와서~ 바르다 김선생 김밥에서 가장 맘에 드는 건 바로 요 백단무지입니다, 빙초산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짜지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았어요. 당근 색소도 쓰질 않았겠죠.

단면을 보면 밥보다 채소 등의 내용물이 훨씬 많이 들어간 거 보이시죠? 오이 같은 재료에는 간이 전혀 돼있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나트륨의 양을 줄여줄 수 있는 듯. 또 다른 김밥집으로 가보실까요~~

 

◇더 완벽한 김밥

 

‘더 완벽한밥’은 프랜차이즈이긴 하지만 아직 3군데 밖에 없는 나름 프리미엄 김밥 전문점입니다. 이름이 바르다 김선생보다 더 거창하신.... 완벽하기도 힘든데 뭘 더 완벽하기까지 ㅋㅋㅋ

여긴 앞서 소개한 집과 달리 덮밥이나 만두 등의 다른 메뉴가 없이 오로지 김밥...그리고 어묵탕 하나만 있는 집. 가격대는 김선생댁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고요.

김선생네는 다섯 가지 비밀이 있었는데 여긴 다섯 가지 약속이군요. 모쪼록 그 약속 새끼손가락 걸고 꼭꼭 지켜주시길....

야채크래미김밥(3500원)을 포장 해다 먹어봤습니다. 양이 적어보이지만 세 줄로 쌓았기 때문에 먹다보면 그리 부족하지 않네요.

비주얼은 김선생댁과 큰 차이 없어보이고요. 야채 기본내용물도 거의 흡사. 밥을 흑미로 쓴다는 점에 차이가 있네요.

김밥 한 줄로 부족한 만부장 같은 분들은 어묵탕과 곁들여 드시면 좋을 듯.

그냥 ‘오뎅’이 아니라 작품어묵이라네요. 작명보다는 맛이 더더더 신경써 주시는 게 낫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보는....

사골국물을 사용해서인지 국물이 뽀얗네요. 어묵의 맛은 흔한 동네 어묵보다는 질이 좋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국물에 뭔가 제가 원치 않는 첨가물이 투입된 듯 하네요. 입에는 쫙쫙 붙지만 간이 좀 셌고, 나중에 물을 많이 들이키게 했던 작품.

더 완벽한 김밥이 김선생네보다 간이 조금 센 것은 아쉽네요. 조금만 더 슴슴했으면 완벽에 10센치 정도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을.....

완벽김밥이 간이 좀 더 약해서 좋았었고, 누드새우튀김 김밥은 좀 느끼했더랬어요. 보완이 좀 필요한 듯. 

포장해 오면 주지 않지만 매장에서 먹을 땐 순두부를 제공해 준다는 점은 맘에 드네요. 김밥 한 줄로 부족한 양과 영양을 메워줄 수 있는 좋은 궁합.

 

그깟 김밥 한 줄 먹는데도 참 어렵다 어려워 T.T

 

김밥이란 음식이 시간이 없어 한 끼 대충 때울 때 많이들 찾게 되는 간편한 음식이지만요. 사실 꽤 영양적으로 나쁘지 않은 간편식이거든요. 밥의 탄수화물과 고기류의 단백질, 야채의 비타민 무기질 거기에 식이섬유 풍부한 김까지 칼슘류만 빼고는 나름 균형 잡힌 음식이거든요.

간편하게 먹는 음식이니까 내 건강을 위해서 더더욱 값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좋은 재료를 위생적으로 제공하는 곳의 김밥을 먹어야 한다는 게 이 까칠한 주바리의 생각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