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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점심

지글지글 해피 송년회, 소보다 맛있으면 돼지~

송년회다 모임이다 빽빽하게 캘린더앱에 표시된 약속들이 하나둘 지워지는 것을 보니 벌써 올해도 다 갔군요(흐규흐규...또 한 살 더 먹는다...). 그런데 개인적인 모임은 그렇다쳐도 직장인들의 부서 회식장소나 메뉴 선정이 쉽지가 않더라고요. 요즘엔 민주적으로다가 ‘깨톡’을 이용한 투표로 정하기도 하지만…. 정해진 예산 안에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식당을 고르기란 쉽지 않죠. 그래서 좀 늦었지만 고충 많은 회식장소 예약 담당 막내들을 위해 주바리가 몇 군데 맛집을 추천해 드리려 합니다. 이동이 편한 지하철역에 근접한 곳 위주로 꼽아봤어요. 송년회를 못했다면 신년회로 방문해보셔도 좋겠죠.
간혹 소고기 먹자고 노래를 부르는 자(?)들이 있는데, 부자 회사 아닌 다음에야 단체회식으로 먹을 수 있는 소고기의 등급은 한계가 있잖아요. 무늬만 한우인 ‘저퀄’ 소고기보다 질 좋은 돼지고기가 훨씬 맛있다는 점 잊지 마시길…. 그래서 올해 송년회 키워드는 ‘소보다 맛있으면 돼지~’.


■부속고기의 명품 클래스, 삼각정(삼각지역)

삼각정은 모소리살(항정살의 방언) 등 돼지고기 부속고기로 유명한, 삼각지역 부근의 회식 맛집입니다. 모소리살은 돼지 뒷덜미 목살을 말하는데 쫄깃하고 기름진 부위지요. 모소리살 외에도 가오리살·이겹살 등 평소에 자주 접하지 못한 특수 부위를 연탄불에 구워 먹기 때문에 불맛이 일품입니다. 오후 5시가 돼야 오픈하는데 때를 잘 맞춰 가지 않으면 30~40분 기다리는 것은 기본.

식당은 건물부터 허름하고 서민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데, 고기의 퀄리티만은 명품이랍니다. 이 집 모소리살의 인기 비결은 회 뜨듯 얇게 썰어내는 게 비법이라면 비법인 듯. 소금과 후추만으로 은은하게 간한 고기를 연탄불 위 마치 공사장에서 주워온 듯한ㅋㅋ 철근 불판에 잘 구워 입에 넣으면 낭창낭창한 그 식감이 혀 끝을 사르르 사로잡더라고요.

요 새콤하면서도 고추가 들어있어 칼칼한 간장 소스도 모소리살의 풍미를 한껏 거들지요.

소스를 살짝 찍어 채썬 야채(부추, 양)와 함께 먹으면 캬~ 감탄사가 절로 나올걸요.

새로산 코트나 롱패딩은 입고가지 마세요. 옷보관하는 비닐을 주긴 하지만 환기가 완벽하게 되는 편은 아니라 옷에 고기냄새가 장난 아닌게 뱁니다.

 

고기색깔이 핑크핑크한게 참 곱지요^^

가오리살도 추가해 먹어봤는데, 역시 이 집은 모소리살이 진뤼~~

연탄불에 구워 더욱 맛있나봅니다.

된장찌개와 특히 건더기가 튼실한 내장탕도 인기가 많은데, 아마 마무리 식사하려고 시켰다가 소주 각 일병 더해야 할 수도 있으니 주문할 때 생각들 잘하셔야 할걸요.

된장찌개도 먹어봐야죠.

된장밥 다들 한번 먹어보셨죠? 공깃밥을 부어 불 위에 올려 국물이 자작자작해질 때쯤 먹으면 예술이죠.

2층에서 드시고 내려올 때는 계단이 매우 가파르니 알딸딸한 분들은 특히 발조심하세요.


■ 마포 하면 떠오르는 최대포(공덕역)

마포 일대 고깃집의 간판에는 공통된 글자가 있는데, 바로 ‘원조’ ‘진짜’ 혹은 ‘진짜 원조’ 등입니다. 그래서 무턱대고 가면 어디가 ‘진짜’ 진짜인지 가려내기가 쉽지 않죠. 주바리가 인정하는 곳은 ‘진짜 원조 최대포’와 ‘본점 최대포’ 딱 2곳인데, 오늘은 공덕역 4~5번 출구 사이에 있는 ‘진짜 원조 최대포’를 소개해 드립죠.  

의자를 가방이나 의류 보관함으로 활용하는 센스. 다만 취해서 잊어버리고 그냥 가지는 마시고...ㅋㅋ

기본 상차림...

무려 1956년부터 영업을 했다는 이 집은 돼지갈비와 소금구이가 맛있기로 유명하죠. ‘절대 맛집’까지는 아니지만 적당한 양념 간으로 호불호 없이 누구나 평균 이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장점. 매장도 매우 크고 방도 따로 있어서 단체 회식장소로 예약하기 딱 좋더라고요.

양념된 고기는 자주자주 뒤집어 주면서 구워야 타지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집게 담당자들에겐 말 안해도 다 아는 팁일거고...

칼칼한 파무침도 양념이 맛있게 됐군요. 식사류로는 잔치국수인 ‘장모님 국수’가 인기가 좋더라고요.

비록 전 즐겨먹지 않지만, 막판에 돼지껍데기까지 추가하면 부장님께 눈도장 확실히 받게 된다는 것은 처세술의 팁이죠.

이 집도 고기냄새가 무지하게 많이 나니까 나올 때 문앞에 비치된 ‘페브OO 뿌리는 것도 잊지 마시고….
 

■ 자체 제작 불판이 예술인 땅코참숯구이(노원역)

두툼한 목살과 삼겹살로 유명한 이 집은 왕십리에 본점을 두고 2~3곳의 지점이 있는데, 그중 지하철 4호선 노원역에서 멀지 않은 노원점으로 ‘레고레고’.

씹으면 육즙이 팡팡 터지는 목살의 비밀은 바로 주문 제작한 특별한 불판에 있다네요. 물결무늬의 무쇠철판 사이로 참숯의 열과 향이 올라와 고기가 쉽게 타지 않으면서도 육즙을 살아 있게 만들어 준다고...

스테이크같은 자태를 뽐내는 목살, 오른쪽 삼겹살도 통으로 서빙됩니다. 육질이 그냥 봐도 좋아 보이죠?

불판 덕도 있지만 고기는 모두 사장님이나 숙련된 직원들이 직접 구워 주는 스킬을 발휘하니까 부서 막내들이 가위와 집게를 잡을 필요 없다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 왕십리 본점에서는불판&고기부심으로 가득하신 아저씨 사장님이 계셨다면, 이 곳 노원점에는 젊은 사장님이 친절함으로 감동을 주더라는.... 원래는 주차할 공간이 없었는데 근처까지 나와서 직접 차 댈 공간을 찾아 주차까지 해주더라고요. 예전에 발렛을 한 경험이 있다는 뒷얘기(배용준·박수진 부부의 차도 발렛한 적이 있다고 ㅋㅋㅋ)도 들을 수 있었죠.

다 익은 고기는 타지않게 옆 대기실로 이동.

또 이 집의 ‘하드캐리’는 비지찌개였어요. 직접 간 콩을 이용해 얼큰하게 끓여낸 이 찌개는 서비스로 맛보기에 지나치게 훌륭하더라니, 만약 추가할 경우 3000원을 내야 하더 라고요. 하지만 돈 주고 사먹어도 될만큼 충분히 맛있습니다.

잘 구운 고기를 알맞게 믹스한 소금양념에 찍거나 명이나물에 싸서 먹으면 술이 술~술~ 들어갈걸요. 기본찬인 명이나물과 김치도 맛있는데, 특히 참기름을 끼얹은 콩나물무침을 불판 위에 올려 데워먹으면 예술이에요~.

요렇게 고기를 다 구우면 아예 콩나물무침 그릇을 불판 위에 올려 먹을 수 있답니다.

고기가 부족해서 갈매기살로 시켜봤어요. 이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역시 목살이 최고. 배부를 때 먹어서 그런가? ㅋㅋ

땅코참숯구이는 밤 12시까지 영업하니까 좀 늦게 시작하는 회식에도 문제 없을 거예요. 왕십리는 대기가 많은 반면 노원점은 자리도 있고 깔끔해서 좋더라고요.

 

좋은 사람들과 가성비 좋은 맛집에서 돼지고기를 먹으며, 모쪼록 올 한 해 나빴던 기억들을 싹 끊어 버리시길 바라요. 제발 필름은 끊기지 마시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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