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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10 '배신의 맛집' (6)

 

“배배배 배신이야, 배신”

영화배우 송강호가 영화 <넘버3>에서 했던 이 명대사가 새삼 회자되는 최근 몇 주간이었지요. 동물은 배신을 때리지 않아서 TV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이 장수만세를 누리고 있는지 모르겠으나...유명세를 떨치는 맛집들 중에도 배신을 때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배신이라는 표현이 좀 과격한 것 같기도 한데, 정말 맛있다고 소문한 식당은 방문 전부터 기대를 하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그런 기대가 독이 된 탓인지 막상 그에 못미치는 음식을 맛보게 되면 정말 배신감까지 느껴진다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경험했던 ‘기대에 못미치는 유명맛집’을 소개할까 합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기준이니까 오해 마시고요. 그 곳에서도 맛으로 혹은 가격으로 만족하고 드셨던 분들이 분명 있으실 테니까요, 판단은 개인의 몫에 맡기기로....

 

#1. 거리가 가까운 편이라 자주 찾는 동네인 서촌에 있는 오래된 중국집입니다. 오래도록 사랑받는다는 건 분명 내공이 있다는 증거이므로 호시탐탐 방문 기회를 노리고 있었죠. 그런데 방문할 때마다(점심이든, 저녁이든) 길게 늘어선 줄… 세상은 넓고 맛집은 많기에 전 줄 서면서까지 식사하는 걸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번번이 맛볼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얼마전 점심 때 좀 서둘러서 가보았지요. 여름에는 냉면이나 막국수 등 시원한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 경쟁률 또한 높지 않을 거란 계산 하에...

 

티비에도 여러 번 출연하시며 유명세를 떨치고 계신...

12시 전에 도착했지만 이 날 역시 바로 입장할 순 없었고, 다행히 대기시간 10분을 넘기진 않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한여름이라 가능했던 듯).

 

헐~그런데 가게에서 철가방을 들고 나와 오토바이를 타시는 한 배달의 민족. 배달하는 중국집은 웬만하면 안가는데...쩝쩝쩝.

 

어쨌든 가게 안은 늘 그렇듯 북적입니다. 테이블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줄서서 먹을 수밖에 없는.... 특이한 점은 손님 중 상당수가 여성분이었다는 점. 매운 청양 고추짜장 때문일까요? 궁금.

벽지나 메뉴판의 분위기가 7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중국집에선 언제나 진리인 탕슉이 나왔습니다. 비주얼은...그럴싸하쥬? 가게 분위기처럼 어릴적 먹던 옛날 스타일의 탕수육. 少자로 시켰는데 양은 푸짐한 편이네요.

 

그런데 눈치 채셨나요? 탕수육 접시 옆구리에 군만두 서너 개가 세트로 나옵니다. 이 집 컨셉인가 봅니다. 탕수육도 먹고 싶고 군만두도 먹고 싶은데 양이 많아 주문 못하는 분께는 탁월한 조합이겠으나, 군만두 싫어하는 사람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저는 물론 만두는 무조건 군만두라 주장할 정도로 군만두를 무척 좋아합니다. 공장제 만두 말고요, 정성스럽게 직접 빚은 목란이나 하하의 군만두를....무척 좋아하지요.

잔뜩 기대를 품고 입 속에 넣어본 탕수육의 맛은.... 좀 평범하더라고요. 동네 중국집에서 먹어본 듯한 그런 맛?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튀김옷이 점점 딱딱해져 오더라고요. 추측컨대 전분의 비율이 잘못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전분은 튀김옷을 바삭바삭하게 만들어주지만 여차하면 딱딱해지기 쉽죠....‘겉바안촉’까지는 안바라지만...이 탕수육은 ‘찍먹’이 힘들 것 같았네요. ‘부먹’으로 좀 불려가며 먹는 것이 나을 듯.

 

짜장면도 먹어 봤습니다. 이 집 시그니처 메뉴에 하나인 청양고추 간짜장이라네요. 비주얼은 다른 집과 다름 없이 평범.

 

소스를 부어 맛있게 비벼볼까요.

 

후루룩 한 입 해보니...앗, 너무 맵네요. 물론 제가 매운 걸 잘 먹는 편은 아니지만 이건 매워도 너~무 매워요. 맛있게 매운 그런 정도가 아니고요. 청양고추만 넣은 거 맞나요? 한 그릇 다 먹었다가는 당장 위에서 신호가 올 것 같습니다. 매운 맛 마니아들이라면 열광할 맛이지만, 제 취향은 아니군요.

 

지저분하게 남겨서 지송~

 

기대 않고 우연히 들어가서 먹었다면 그냥저냥 먹고 나왔을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수차례 실패했던 방문 시도와 중국요리을 좋아하는 저의 설렘지수를 잔뜩 높게 만들었던 유명세에 배신 당한 기분이 뒤통수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ㅋㅋ.

 

#2. 종로구의 유명 식당입니다. 평양냉면계 ‘무관의 제왕’이라는 수많은 맛 블로거들의 글들과 만부장의 ‘최고의 평양냉면’이라는 추천에 방문해봤습니다.

여기도 특히 여름철엔 어마어마한 대기줄이 목격되더라고요. 굉장히 저렴한 가격이 인기에 한몫을 하는 듯. 한우를 사용한 설렁탕이 4,000원, 역시 국내산 돼지머리국밥이 4,000원, 홍어무침 6,000원, 한우 수육 大자가 1만원.....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에겐 정말 착한 식당이 아닐 수 없죠. 줄 서서 먹는 것도 무리가 아닌.... 하지만 줄서기 싫어 일부러 좀 추웠을 때 방문했습니다.

 

소주값도 예술이네요. 2,000원. 하트 뿅뿅~

이 집 평양냉면의 매력은 직접 면을 뽑아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뽑아낸 면을 바로 삶고 계신 이모님.

 

녹두지짐(6,000원)도 이렇게 주문 즉시 조리해 줍니다.

 

앗, 그런데 주문해서 나온 평양냉면의 육수 색깔이 왜 이런 걸까요?

 

아식스 카메라를 밝음 모드로 해서 찍어도 여전히 좀 탁하네요. 제가 알고있는 바로는 정통 평양냉면의 국물은 쇠고기나 돼지고기(혹은 닭고기)를 섞어 우려낸 육수과 동치미국물을 적절히 배합해서 만들어 내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거기에 간장으로 간을 해서 그런 걸까요?

 

맛집 전문서적인 <블루리본서베이>에 소개된 바로는 이 식당은 면발에 메밀과 전분의 비율이 50 : 50이라고 하던대요. 다른 평양냉면 맛집에 비해 메밀향이 많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쫄깃함이 느껴지는.... 저에게는 이 곳의 7,000원이란 평양냉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그리 싸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구의동 서북냉면도 7,000원이고 여의도 정인면옥도 8,000원이지만 11,000~12,000원 하는 평양냉면 강자들과 겨루어도 크게 뒤지지 않거든요. 설렁탕이나 돼지국밥처럼 4,000원 혹은 5,000원 정도라면 착한 가격에 나쁘지 않은 평양냉면이라 호평할 수 있겠지만.....

 

녹두 지짐도 그냥저냥 먹을 만 하네요. 사이즈도 여럿이 나눠먹을만큼 매우 넉넉하지만 역시 빈대떡 맛은 을밀대의 것이 쵝오.

 

다른 메뉴들에서 가성비라는 장점을 가지고있는 식당이었지만 평양냉면을 사랑하는 저의 맛집 리스트에 올리기에는 좀 부족함이 있는 곳이였네요.^^

 

#3. 1948년에 오픈했다는 유명한 노포입니다. 중구에 위치해 있고요, 강남에도 분점이 있다고 하네요.

 

위에 소개한 7000원 냉면 집에 비해서는 가격대가 만만치 않죠?

 

만두를 알로 주문할 수 있게 돼있는 점은 굿~ 여자끼리 가면 평양냉면 한 그릇씩 먹고 만두 한 접시까지는 무리거든요. 맛보기로 먹어볼 수 있어서 시켜봤습니다.

 

5대 평양냉면 집과 비슷한 수준의 12,000원의 평양냉면.... 여기도 간장으로 간을 했는지 색깔이 좀 탁하군요. 깔끔 담백함이 생명인 냉면 육수에서 간장향이 나는 것 저는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민낯에 자신이 없으면 화장이 과하게 짙어지는 거죠. 물론 저도 화장을 진하게 하긴 합니다만--;; 제가 돈주고 사먹는 음식은 민낯으로도 매력있는 그런 맛을 원한다는(이기적인가요? ㅋㅋ)

가성비로 따지자면 이 집보다 종로 쪽 냉면에 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겠네요.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명성만 남아있는 곳 같습니다. <2015 블루리본서베이>에서도 “대형화된 탓인지 옛날 전성기 때의 맛을 내기는 어려운 듯하다”라고 소개돼 있더군요.

 

열무김치 비주얼은 또 왜 이렇죠? 설마 재사용 반찬은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제발

 

엄청나게 큰 사이즈라 둘이서 반반 갈라 먹은 이북식 왕만두. 만두소에 아삭거림이 부족한 것이 한 번 쪘던 것을 데워서 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한 개씩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마련했으면 한 개라도 새로 쪄주는 것까지 수고해주셔야 완벽한 서비스겠죠?

 

 

제 취향에 맞지 않을 뿐이지 앞으로도 이 곳 식당들은 계속 많은 손님이 몰리고, 줄을 서고 그러겠지요. 사람마다 입맛과 취향은 다 다르니까요.

그저 저는 다시는 배신의 맛집에 당하고 분노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는 그런 맛집들에게 사퇴하라고 요구할 힘도 없으니까요ㅋㅋㅋ.

 

잘 읽으셨으면 공감 하트 꾸욱~

 

 

Posted by 까칠한 주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