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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품격

늬영나영 제주로 떠난 멘도롱또똣한 커피여행

10여년 만에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흘러간 시간만큼 많이 변했더라고요.

볼거리도 많아지고, 맛집도 많아지고...특히 중국사람은 더 많아지고......ㅋㅋ

 

가장 많이 변했다고 느낀 건 맛 좋은 커피집이 생겼다는 점~

무엇보다도 제주는 커피 맛도 맛이거니와 멋진 자연 환경과 어우러진 카페 자체로 힐링의 공간이 돼주었다는 것이 고맙더라고요. 그럼, 커피향으로 물들고.... 산홋빛 바다로 또 물들었던 지난 여름의 제주 커피여행을 추억해볼까요.

 

◇제주 테라로사

주바리가 제주여행에서 꼭 들러야 할 코스 ‘0순위’로 꼽아둔 곳이 바로 서귀포시에 위치한 테라로사였습니다. 테라로사하면은 맛있는 브런치로 소개해드린 서울 광화문점도 있고, 지난 봄 테라로사의 발원지인 강릉 지점도 소개해드린 바 있는데요. 테라로사는 현재 서울에 4개 지점(광화문, 여의도, 코엑스, 예술의전당), 경기도에 2개 지점(양평, 죽전), 강릉에 3개 지점(본점, 임당점, 사천점), 부산에 1개점, 제주에 1개점 이렇게 총 11개의 전국 매장이 운영되고 있어요. 그 중 제주지점은 서귀포 쇠소깍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는데 주변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는...

전국 어느 매장이든 공통된 컨셉의 인테리어. 하지만 반대편 통창으로 비춰지는 풍광은 사뭇 다르지요. 좀 애매한 계절에 방문했기에 초록빛만 가득하지만 시기에 따라 귤이 주렁주렁 열리거나 예쁜 꽃이 핀 배경화면을 눈에 담을 수 있다고 하는군요.

셀카를 부르는 멋진 풍광이죠.

커피 주문은 이쪽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카푸치노 한 잔, 카페라떼 한 잔..... 지난 번에도 설명 드렸지만 라떼와 카푸치노의 차이는 우유의 양 혹은 우유 거품의 양 차이인거죠. 시나몬이 들었냐 안 들었냐가 아닌...

우유의 양이 다르므로 그래서 카푸치노 잔과 라떼 잔의 사이즈는 다를 수밖에 없는....

잔의 사이즈를 비교할 수 있는 항공샷을 보시면 확연히 아실 수 있겠죠. 어느쪽인 라떼인지 카푸치노인지.... 라떼아트의 튤립모양도 3단과 4단으로 다릅니다요.

그런데 흠... 테라로사 제주지점 바리스타님, 라떼아트 연습 좀 더 하셔야 할듯.... 스티밍한 우유 거품입자가 너무 거칠어 보이네요..... 단순히 비주얼 때문만은 아닌 것이 우유거품이 고울수록(벨벳밀크라고 부를 정도) 입술과 혀에 닿았을 때 느껴지는 감촉 또한 매우 다르답니다^^

증거자료로 서울, 강릉, 양평 테라로사의 카푸치노 사진 첨부해봅니다.

서울 광화문점

 

강릉 사천점

양평 서종점.

좀 다른거 맞죠?

 

사진 찍고 주절대느라 우유거품이 줄어들고 있군요. 얼른 호로록 해줘야....

아~~ 서울이든 강릉이든 양평이든... 테라로사 커피는 일관되게 맛이 좋았습니다. 묵직하면서도 텁텁하지 않고 바디감도 적절한 편이고....특히 카푸치노에서도 커피향이 짙게 잘 살아있고요. 미려하지 못한 우유거품만 제외하면 ㅋㅋ 만족할 만한 맛.

아메리카노의 짝궁, 달콤고소한 피칸파이. 머핀까지 먹은 건 안비밀~ 조식은 이미 먹고 왔다는 건 안비밀~

판매 중인 원두와 빵도 진열돼 있고요. 빵 종류가 서울보다 많지는 않군요.

앗싸~ 1년에 한 번 뿐인 원두 1+1 행사 중. 땡큐커피, 제가 더 감사하네요. 평소 테라로사 원두가 맛있기는 해도 저렴한 편이 아니라 자주 구입하지 못했는데, 제주에서 이런 행운을 ‘겟’ 하다니... 

카페 앞마당에는 이렇게 예쁜 수국이 한가득 피어 있었답니다. 테라로사 제주는 일부러 찾아간 이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는 커피의 맛과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은 보너스라기엔 너무 큰 매력으로 기억 되는 곳이네요~

 

앤트러사이트 제주

제주여행에서 먹부림은 별개로, 커피투어를 위해서도 많은 검색을 하고 떠났는데요. 그 중에서도 테라로사에 많은 기대감을 안고 갔었지만, 테라로사보다 더욱 좋았던 커피공간이 있었으니 바로, 앤트러사이트랍니다. 서울 합정동 부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앤트러사이트는 폐공장을 리모델링한 멋스러운 공간으로 매우 사랑받는 곳인데요. 서울은 신발공장, 여기 제주는 전분공장에 둥지를 틀었다고 하네요. 리모델링을 했겠지만 공장의 기본 틀과 여러가지 공장 설비들을 그대로 살려두어 이색적이면서 유니크한 느낌을 주더라고요.

 

저는 합정동 앤트러사이트는 방문한 적이 없고 커피박람회에서만 봤었는데, 이렇게 서울이 아닌 제주에서 첫 만남을 갖게 됐네요. 최근엔 한남동에 3번째 매장도 생겼다더군요. 조만간 방문 예정.

제주 앤트러사이트는 한적한 한림읍에 자리잡고 있어요. 처음에 내비가 안내하는 대로 와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라는 멘트를 들었을 땐 사실 무척 의아했더랬지요. 이 곳의 컨셉을 알지 못한 채로 왔기 때문에 이게 카페 맞아? 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옛 공장에서 쓰던 설비들을 치우지 않고 인테리어로 활용한 점이 너무 센스있고 독특했습니다. 카페인지 박물관인지 헷갈릴 정도....

더 좋았던 건 천장 일부가 막혀있지 않고 플래스틱같은 재질로 반투명하게 처리를 했기 때문에 햇빛이면 햇빛, 비가 내릴 땐 비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 

게다가 제주 앤트러사이트는 흔한 카페들처럼 음악을 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가 제주의 공기와 어우러지면서 머리 속이 맑아지는 느낌을 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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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사용 중인 에스프레소 머신은 역시 라 마르조코. 그라인더도 같은 브랜드로 보이고요.

과도한 아웃포커싱으로 메뉴판 글씨가 잘 안보이네요. ㅋㅋ 하우스 블렌드 메뉴는 나쓰메 소세키, 버터 팻 트리오 등 독특한 네이밍이 눈길을 끌었어요.

이제 주문할 타임~

제주의 바다빛을 닮은 민트그린 컬러 라떼잔이 참 예쁘네요. 하트의 위치가 좌측으로 치우친 건 그냥 우연인거죠? ㅋㅋ

주문해서 픽업한 후 테이블로 가져와 사진 찍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메리카노에 크레마가 일부 살아있습니다. 에스프레소의 상태가 매우 휼륭하다는 증거지요. 실제로 맛도 테라로사에 뒤지지 않는 밸런스가 잘 잡힌 맛이었습니다. 라떼 맛도 수준급이었습니다. 여백이 많은 매장 분위기와는 달리 커피 맛은 꽉 차 있더군요.

스콘은 그저 이 향기로운 순간을 거들 뿐...

제주의 현무암이 핸드드립을 하는 작업대로 쓰이고 있는 점도 매우 자연친화적인....

또 또 설정 들어가시는 한 분 ㅋㅋㅋ 앤트러사이트 제주는 어느 방향이든 카메라를 들이대면 그냥 화보가 되네요. 언제든 제주여행을 하시게 되면 앤트러사이트 꼭 방문하시길 강추합니다.

 

◇컴플리트커피 

제주여행서 마지막으로 들른 카페는 제주시에 있는 컴플리트커피. 1일 1잔의 카페인은 꼭 필요했기에 2박3일간 최소 3곳의 카페는 필수였지요. 더구나 아무 커피나 마실 수는 없는 주바리이기에 맛있는 카페 찾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했던....

이 곳은 신뢰할 만한 맛집 소개서인 블루리본에 실려있는 곳이라 믿고 방문했습니다. 제주공항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있어서 돌아오는 길에 들러봤더랬지요.

도착해서 내부사정으로 영업을 안하는 줄 알고 깜놀 했지만...둘째가 태어나서 일찍 마감하신다는 안내문. 둘째아이 탄생 콩그레츄레이션~

카페 내부는 아담한 사이즈에 여성여성 러블리한 분위기~

아메리카노와 플랫 화이트를 마셔보기로 했습니다. 플랫 화이트는 좀 낯선 커피메뉴죠? 호주식 카페라떼인데요. 일반적인 라떼보다 우유와 거품이 적게 들어간 스타일입니다. 그러니까 보통 라떼보다 양이 적고 커피 맛이 더 진하다고 보시면 되죠.

 

그런데 뭔가 빼빼 말라보이는 스키니한 튤립 라떼아트. 거품이 적어서 어쩔 수 없는 건가?

그런데 플랫 화이트의 맛도 좀 밋밋하고, 아메리카노도 전혀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 평범한 맛이네요. 블루리본을 믿고 일부러 찾아온 저에게는 좀 실망인... 물론 평균 이하의 맛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전날 혀와 입안을 황홀하게 해준 테라로사, 앤트러사이트와 비교하면 많이 떨어지는 커피 실력이 아닌가 싶네요. 주변에 별다방 콩다방 등 프랜차이즈커피집 밖에 없다면 카페인을 채워줄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 만한 수준은 아닌....

벽에 장식된 문구, You complete me. 톰 크루즈와 르네 젤위거가 주인공인 스포츠 에이전트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 나오는 명대사죠. ‘당신은 나를 완성시켜요.’ 누군가에게 들으면 매우 감동받을 말이죠. 완벽하게 맛있는 커피 한 잔으로도 주바리의 이 여행의 순간 또한 완성시켜줄 수 있을 텐데요.... 아쉽아쉽...

컴플리트커피, 커피 맛은 그다지 완벽하지 않았다는.... You are not comp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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