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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점심

하노이회담 결렬의 아쉬움, 베트남 쌀국수로 달래볼까요

 

지난 하노이 북미회담이 모두의 바람을 깨고 결렬돼 실망이 크셨죠? 기대하던 ‘빅딜’은 고사하고 ‘노딜’로 끝나는 바람에 김이 새 버렸으니 말이죠.

주바리는 번외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쌀국수 만찬’이 있지는 않을까 기대감을 갖고 있었거든요. 아니면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의 경우처럼 일정에 없던 관광을 마친 후 하노이 쌀국수 맛집에 깜짝 방문을 하지는 않을까 내심 기다렸지 뭡니까. 우리의 아쉬운 마음을 맛있는 베트남 식당에 가서 풀어보면 어떨까 합니다. 제가 태국 다음으로 좋아하는 동남아 음식인 베트남 요리. 최근엔 ‘제2의 붐’이 일어난 듯 프랜차이즈 쌀국수 집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제대로 하는 곳이 없어 서운하셨던 분들 함께 가 보아요.


■ 팻누들(구 포치민)
블링블링한 인테리어로 방문할 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광화문 디타워 5층에 위치한 ‘팻누들’은 미국식 베트남 요리를 선봬는 곳이랍니다.

팻누들이라니...뚱뚱한 국수인가요 아님 국수 먹고 뚱뚱해지란 뜻인가요? ㅋㅋㅋ

디타워의 매장이 대부분 그렇듯 인테리어는 굿~

꽤 많은 가짓수의 메뉴들. 차이니즈 메뉴도 상당수 있네요.

가장 기본인 쇠고기 쌀국수는 무난하게 호불호 없는 맛이더라고요. 나쁘게 말하면 개성이 없는 듯하지만 쌀국수 초보자의 입문용으로도 강추해요.

닭고기 요리도 호평이 자자하고 매운 향을 가미한 오징어튀김인 ‘팻츠 스파이스 스퀴드’를 맛보니 튀김 공력이 제법이더라고요. JMTㅋㅋㅋ

중간에 숙주를 추가해 달라고 하면 생으로 줄지 데친 것으로 줄지 묻는데요. 꼭 데친 숙주를 넣으시길. 식은 국물에 생숙주를 넣으면 비린내가 날 수 있거든요. 맛있게 드실 수 있는 꿀팁이니 입지 마세요. 고수 추가도 인심 좋게 해주시네요.

짜조(6500원)는 가격에 비해 양도 부실할뿐더러 맛도 soso하니 비추 메뉴.


■비엣콴
MSG 맛이 느껴져 프랜차이즈 쌀국수 집에 절대 안 가는 주바리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엣콴’은 현지인 요리사가 만든 베트남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하노이식 쌀국수라 오늘 주제와도 딱 맞는 식당.

베트남 소품들(속에 숨은 한국 인형찾기ㅋㅋㅋㅋ)

주방이나 서빙하시는 분들 전원 베트남 현지 분이시죠.

한국 소주도 구비해 놓은 점 엄지 척!

밑반찬은 꽤 자극적인 편.

원래 베트남 북부지방 쌀국수는 숙주를 넣지 않지만 요구하는 손님들이 많은지 따로 접시에 내주더라고요. 빼고 먹으면 국물맛이 섭섭한 고수도 부족하면 추가해 줘요. 무엇보다 진한 육수가 일품.
차가운 국물에 돼지고기 볶음과 쌀국수를 담가 먹는 분짜도 별미이고, 숯불향이 살아 있는 꼬치나 새우와 야채가 알차게 들어 있는 베트남 만두 ‘냄’도 맛보지 않으면 서운할걸요.

볶음누들

냄은 베트남식 만두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오징어순대 비스므리한 이 메뉴는 비추. 좀 딱딱하더라고요.

반쎄오.

점심시간에는 쌀국수나 볶음밥에 전병+음료수로 구성된 세트메뉴가 착한 가격에 제공되는 것은 꿀팁. 위치는 헌법재판소를 조금 지나 재동초등학교 옆길로 20~30m 들어오면 2층에 위치해 있어요.


■띤띤
주바리의 ‘최애’ 베트남 쌀국수집인 ‘띤띤’은 경리단길 주택가 사이에 위치해 있어요. 아직 ‘미식회’ 등 맛집 소개 방송을 타지 않은 덕에 소문 안 내고 몰래 아껴두고 있었더랬죠ㅋㅋ.

인테리어부터 베트남스럽죠? 라고 말씀드리기엔 베트남을 못가본 1인...T.T

좌석이 대여섯개뿐인 작은 공간이라 오히려 아늑한 분위기가 저는 좋더라고요.

뉴 메뉴 등장..이런 건 찍어줘야죠.

 

다른 식당과 달리 띤띤의 쌀국수 국물은 닭고기를 베이스로 해요. 그래서 감칠맛이 더 풍부하죠. 얼큰한 게 당기시면 아래 사진인 ‘스파이시 씨푸드 누들 스프’을 추천해요.

똠양꿍스러운 국물에 각종 해산물과 피시볼이 들어있어요. 사진만 봐도 땀나는 비주얼.

띤띤이 매력적인 건 모닝글로리(공심채), 그린파파야샐러드(솜땀) 등 현지 맛을 살린 사이드 메뉴도 훌륭하기 때문이죠. 게살볶음누들을 올리거나 양념된 돼지고기를 곁들인 밥 메뉴도 빠지지 않아요.

그릴에 구운 돼지고기를 곁들인 라이스 메뉴도 짱.

그렇다고 볶음국수가 빠지는 것도 아니고....

반쎄오도 그 어느 집 것보다 훌륭하지만 이 메뉴는 먹기가 참 힘든거 같아요. 안의 재료들이 먹다보면 질질 흘러서....가까운 사이끼리 갔을때만 먹기!

라이스페이퍼에 싸먹으면 그나마 깔끔하게 흡입 가능.

상콤한 분짜도 입맛 없는 봄철에 드시면 딱 좋을 메뉴죠. 베트남음식 중 유독 분짜는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제가 먹어본 분짜 중에서 단연 최고. 면도 불지 않더라고요.

면을 요로케 국물에 입수 한번 시키고 호로록~

두번째는 떡갈비같은 고기와 함께 호로록~

공심채도 다른 식당과 달리 바지락과 함게 볶아서 맛이 뛰어나요.

공깃밥 소환시키는 메뉴죠.

쏨땀(그린파파야를 채썰어 맵게 양념한 것)은 거의 김치처럼 곁들여 먹어야죠.

식감이 오독오독한 게 중독성 있는 맛. 데친 새우도 곁들여 더 맛있어요. 띤띤 더럽~

메뉴의 가짓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2~3번 방문만으로 메뉴도장깨기 가능. 하노이나 사이공 맥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랍니다.

화장실 포함 아가자기한 인테리어도 여심 저격.

밤에는 조명으로 더 근사해져요.

최근엔 광화문 SFC빌딩 지하 식당가에 2호점을 오픈했다고 하니 ‘서식지’ 인근이시면 참조하시길…. 물론 본점만은 못하다는 평이 있긴 하더라고요ㅋㅋ.

쌀국수 맛집으로 퍼펙트에 가까운 ‘띤띤’의 한 가지 흠이라면 메뉴판이 현지 언어와 영어로만 돼 있다는 점. 베트남 음식을 잘 모르거나 처음 방문하는 경우엔 눈이 빙글빙글 돌아요ㅋㅋ.

 

재밌게 보셨음 공감 하트 하나 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