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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점심

9900원으로 누리는 입맛의 호사

MSG 기피증환자인 주바리(바리= 바리스타:Barista의 줄임말), 그녀가 ‘MSG의 필요악을 외치는 직속상사 만부장의 줏대 없는미각을 교화시키겠다는 사명감으로 까칠한 맛집 탐험을 시작한다.

 

만부장~ 점심식사 하시러 가시죠~

 

에효효효효....오늘은 또 얼마나 비싼 음식을 드실라고?

얼~ 제가 뭘 또 맨날 비싼 것만 먹었다고 그러세요. 그건 진짜 진짜 오해예요.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써서 담백하게 맛을 내는 식당을 선호하다보니까 자연스레 단가가 높은 집인 경우가 많을 뿐이지, 무조건 비싼 집만 선호하는 건 아니랍니다. 싸든 비싸든 제가 지불한 돈이 아깝지 않은 식당이면 언제나 옳다는 거죠.

오해도 풀 겸 오늘은 1만원도 안되는 9,900원에 제대로 코스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해드립죠.

 

오~ 그런데도 있어?

 

파스치노팬스테이크

젊음이 물씬 느껴지는 홍익대 앞에 위치한 팬 스테이크 전문점입니다.

 

스..스..스테이크가 만원도 안된다고?

 

네, 원래 가격은 좀더 비싸지만 런치세트를 이용하면 9900원에 푸짐한 점심을 즐길 수 있어요. 메뉴판으로 확인해보세요.

샐러드에 런치 메인 메뉴 선택에 후식 커피까지 풀~코스로 제공된답니다. 파스타를 메인메뉴로 고를 수도 있는데 스테이크 놔두고 굳이 파스타를 먹을 이유가 있을까요? ㅋㅋ

 

고럼고럼

저녁 때는 이렇게 스테이크와 모든 메뉴의 가격이 올라갑니다. 물론 고기의 양은 저녁이 좀 더 많아지구요.

매장은 요런 분위기...학교 앞답게 캐주얼 하죠. 2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12시가 채 안된 시간임에도 올라가는 계단으로 줄을 쫙 서있더라는...다행히 전 미리 예약을 했기 때문에 대기시간 없이 입장할 수 있었지요.

테이블 위에 축산물 등급 판정서가 놓여져 있더라고요.

헉! 스테이크가 무려 한우네요. 등급이 최상은 아니지만 이 가격에 호주산이나 미국산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엄지 척. 물론 고기는 썰고 씹어봐야 제대로 평가내릴 수 있겠지만요. 어쩔땐 상태 안좋은 국내산 육우보다 관리 잘된 호주산, 미국산이 더 퀄리티 높을 때도 있으니까요.

테이블 가운데 자리잡은 것은 뜨거운 팬 채로 스테이크가 서빙 되기 때문에 필요한 받침.

샐러드 등장, 콥 샐러드 스타일이네요. 드레싱은 요거트 맛이었던 걸로 기억.

메인 메뉴로 부챗살 스테이크를 선택했습니다. 소스가 뿌려진 밥과 소금, 후추로만 간한 버섯과 시금치가 함께 팬에 곁들여져 제공되네요.

요 분은 꽃등심 스테이크, 부챗살보다 좋은 부위라서 그런지 몇 그램 더 적은 양이에요.

 

난 그럼, 부챗살로~

 

ㅋㅋ

지글~지글~ 눈앞에서 구워지니까 더욱 군침 도는 비주얼이죠?

고기는 자기가 좋아하는 알맞은 굽기로 구워서 촵촵촵 드시면 되겠습니다.

저렴한 가격치고는 매우 만족스러운 육질이에요. 물론 5~6만원 하는 고급레스토랑 스테이크만큼 맛있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주고도 남나 싶을 정도로 맛이나 양이나 부족함이 없었어요.

사진 찍느라고 지체한 사이 벌써 많이 익어버린 한우느님.... 난 미디움 레어인데 T.T

요렇게 밥에 야채를 얹어먹으면 정말 맛나요.

더욱이 밥과 야채는 리필이 가능해서 부족하면 더 가져다 줍니다. 야채을 추가 부탁했더니 야채만 주는 게 아니라 이렇게 따로 달궈진 팬에 가져다 주네요. 굿 서비스~

시금치와 버섯의 궁합이 생각보다 무척 좋네요. 몸에도 좋고 스테이크와도 참 잘어울리고요. 집에서 스테이크 해먹을 때도 활용해봐야겠어요.

보통 저렴한 가격대의 식당은 간이 세거나 맛이 센 경우가 많거든요. 값싼 식재료로 맛을 내려다보니까 조미료나 양념을 세게 해야하기 때문일거라 추측. 그런데 여기는 싱겁게 먹는 제게도 간이 세지 않은 편이라 정말 맘에 들더라고요.

풀코스니까 커피와 초콜릿 후식까지... 커피 맛은 걍 쏘쏘~

올만의 홍대나들이... 놀이터에서 좀 놀다 가고 싶지만 만부장의 눈총이 무서버서 다음을 기약하면서 사무실로 컴백~

 

컬렉터스키친

이번엔 청담동에 있는 갤러리레스토랑 컬렉터스키친을 소개할게요. 브런치 메뉴를 잘한다고 입소문이 났더라고요.

 

브런치? 우린 보통 아점이라고 하지.

 

ㅋㅋ

 

귀요미들이 잔뜩 그려진 메뉴판을 펼쳐볼까요?

주중 점심에만 9900원에 런치세트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15개 한정이니까 조금 일찍가줘야 하는 부담이 있긴 하네요. 15접시 한정이라니,,,좀 야박한 생각도 드는...

메뉴를 고를 수는 없고, 해당 요일에 제공되는 파스타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오늘의 파스타를 알아보고 방문하면 더 좋을 듯요.

아미쥬와 샐러드가 나왔습니다. 아미쥬가 무슨 뜻일까요? 애피타이저 같은 건가...저도 첨 들어서 잘 모르겠는.... 뜻이 뭐건 간에 요 나쵸 참 맛납니다. 사워크림이 올려져서인지 시원하면서도 나쵸의 바삭한 식감과 토마토가 식욕을 마구 자극해주시는,,,,

리코타치즈가 올려진 샐러드도 발사믹소스를 곁들여서 딱 제 스타일~

 

금요일에 방문했더니 명량 오일 파스타가 나왔습니다. 이순신 장군과 관련있나 했더니 명란을 사용했더라고요. 이런~ 작명 센스.

파스타의 맛은 무난한 편이었고요.

런치세트만 시키기 아쉬워서 다른 브런치 메뉴도 주문해봤어요. 이건 토마토허브살사 오믈렛. 오믈렛과 해시포테이토, 구운 버섯, 소시지, 샐러드 등이 한접시에 예쁘게 플레이팅 돼있네요. 눈으로 먹어주는 맛도 꽤 괜찮습니다.

오믈렛 안에 치즈가 쭈~욱 늘어나는 것이 딱 여자들 취향^^

요 아이는 컬렉터스 프렌치 토스트, 바게트에 시나몬을 첨가해 구워냈고요. 다른 구성들은 비슷. 전체적으로 음식이 강하지 않고 여자들이 편안하게 수다 떨며 즐길 수 있는 부담 없는 맛이었어요. 마구마구 맛있다기보다는 평균적인 레벨?

앗, 그런데 식당 측에서 예약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사과의 뜻으로 음료를 서비스 해주네요. 아무거나 고르라고 하니 당근 젤 비싼 건강주스(9,500원)로다가 ㅋㅋ

디톡스를 해준다는 레드 주스와 면역을 강화시켜준다는 오렌지 주스로 골랐습니다. 컬러도 참 예쁘고 생각 못한 서비스에 화났던 마음도 사르르~ 풀리고ㅋㅋ

카푸치노도 맛있네요. 

알고보니 갤러리형 레스토랑이라더라고요. 그래서 식당이름이 컬렉터스 키친인듯...제가 갔을 땐 유한숙 작가라는 분의 작품이 걸려있었던....

 

식당 앞에 전시(?)된 차도 몰고 가버리고 싶을만큼 예뻤어요.

 

이런 게 청담동 분위기인가? ㅋㅋ

 

◇까사 펠리체

이번엔 까사 펠리체라는 이태리 레스토랑입니다. 참 오묘한 곳에 위치해있죠? 저~기 사직터널 윗쪽으로 보이는 기와집이 바로 그 식당입니다. 버스와 터널과 기와집의 어울림이 매우 이색적이죠.

앗! 여긴 나도 가본 곳인데...

 

헐~ 유리문에 비친 모습, 어디서 많이 뵌 분인듯 ㅋㅋ

 

안돼! 난 신비주의를 고수한다고...

 

ㅋㅋ

앗! 여기도 런치세트가 9900원이네~

 

네~ 그러니까 터널을 건너면서까지 찾아온 거죠.ㅋㅋ

런치메뉴+샐러드+마늘빵+음료까지 주면서 9900원...합리적인 가격이죠.

 

헝..근데 스프는 안주냐?

 

헐..너무하시네요.ㅋㅋ

런치메뉴는 5가지 파스타 중에서 선택 가능하고요.

매장 안도 한옥의 분위기를 살렸네요. 한옥에서 즐기는 파스타가 참 색다른 기분이죠.

샐러드는 양이 좀 부실하네요. ㅋㅋ 저처럼 ‘샐빠’에겐 매우 부족.

마늘 바게트는 따뜻하게 잘 구워져 나왔습니다. 길쭉한 저 아이는 장식품이 아니라 파스타 면을 튀겨낸 스낵이에요. 살짝 단단하면서도 고소한 게 먹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물론 이걸로 칼싸움 하면서 먹는 것 가지고 장난 친 40대 두 아저씨도 있었더라고요 ㅋㅋㅋ 

파스타면 튀김이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자꾸만 손이 가더라고요.

여럿이 가서 종류별로 시켜봤습니다. 이건 해산물크림스파게티.

이건 칠리새우 스파게티 

해산물 모듬 스파게티.

해산물의 양은 넉넉하니 좋습니다.

칠리새우는 좀 자극적이네요.

식후 커피의 맛은 그냥 평범

매장 입구 반대편 쪽 창은 암벽 타야할 수준의 바위가 보이는 특이한 구조.

4월의 크리스마스?

제가 가본 까사 펠리체는 분위기, 가격, 서비스 모두 다 맘에 들었는데 딱 한가지 부족한 점이 있있다면 바로 파스타의 맛이었어요.

 

그게 모야 ㅋㅋㅋ

 

개인적으로 소스의 간이 너무 세다는 느낌. 파스타면도 살짝 덜 삶아줘야 마지막까지 퍼지지 않은 면을 맛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머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배불리 먹고 뭘 더 바라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제일 중요한 음식의 맛에 조금만 더 신경써준다면 아주 자주 방문하고싶은 그런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