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바리가 커피성애자인건 이제 말 안해도 아시죠?^^
커피를 제대로 알고싶어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땄고요,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떠나게 되면 맛집과 함께 꼭 미리 서치해두는 것이 그 지역 유명 커피집이지요. 심지어는 맛있는 커피집이 있다는 곳으로 일부러 여행을 가기도 하니까요.
지난 여름 일본 도쿄여행을 계획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죠. 3박4일 일정 중 들러야 할 카페를 검색하는 일부터 즐거운 여행이 시작되었달까. 주바리가 요즘 도쿄에서 가장 핫하다는 카페로 안내해드릴게요.
◇‘커피계의 애플’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커피 <블루보틀>
초록창에 도쿄 카페라는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이 눈에 띈 것이 블루보틀이었습니다. 도쿄에 상륙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지금도 시내에 3군데의 지점밖에 없다는...
기요스미, 오모테산도, 신주쿠 지점 이렇게 있다고 하는데 주바리는 오모테산도에 있는 아오야마 지점에 찾아가봤습니다. 대로변이 아닌 한적한 뒷길에 위치해있더군요. 8월의 무더위를 뚫고 멀리서 저 로고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간판이 잘 보이지 않는답니다)
인증샷을 찍고있던 또다른 관광객들.
블루 보틀은 볶은 지 48시간 이내의 커피콩을 주문 받은 뒤 바로갈아 핸드드립으로 내려 제공하는 ‘장인 커피’로 유명하다지요. 특히 커피업계 제3의 물결로 불리는 ‘스페셜티 커피’의 주역으로 스타벅스의 아성(?)을 무너뜨릴 도전자로 주목받고 있는 커피 체인입나다.
혁신적인 상품으로 IBM의 아성을 무너뜨린 애플, 그리고 심플하면서도 직관적인 모양의 로고.... 이런 닮은꼴 때문에 블루보틀이 ‘커피계의 애플’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됐나봅니다.
‘블루 보틀’ 이라는 명칭은 17세기 터키로부터 들여온 커피콩을 사용하여 중앙 유럽에 최초로 커피를 소개한 오스트리아 빈의 커피전문점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는군요. 스페셜티 커피란 스타벅스와 같은 대량 생산용 커머셜 커피가 아닌 싱글 오리진(단일 품종)으로 만든 고품질 커피로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을 말하는 것이죠, 한마디로 비싸고 맛있는 커피라고 이해하면 쉽다능 ㅋㅋ
1층에는 주카라는 일본 유명 브랜드의 패션매장이 있고 저기 왼쪽편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 블루보틀이 있습니다. 영어로 씌여진 간판이 작아도 정말 작은....일본은 이런 곳이 많더라고요. 간판(혹은 포장)보다 맛과 품질 내실을 기한다는 점에서는 마음에 드는....
류마티즘을 부르는 듯한 높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이렇게 예쁜 로고가 그려진 나무간판이 “여기가 블루 보틀이요” 하고 무심하게 알려주고 있네요. 역시 애플처럼 직관적인 로고.
앗 일본 아저씨, 스미마셍~
입구 쪽에서 바라본 내부 전경입니다, 아주 좁지도, 넓지도 않은 심플한 공간. 창밖의 녹음이 매우 좋은 그림을 연출해주고 있죠.
여러가지 커피용품과 블루보틀의 캐릭터가 그려진 상품들도 판매하고 있고요.
음료 주문하는 곳에서 원두부터 구입하려고 물어보니 뒷쪽에 문의하라는 바리스타님의 손짓.
이곳은 음료 주문하는 곳과 원두주문하는 곳이 따로 마련돼 있어서 참 좋네요. 바리스타에게 이것저것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도 있고, 대기시간도 줄일 수 있고.
캐리어가 많이 보이는 것을 보니 저처럼 여행객들이 많이 방문하나 봅니다. 한국 관광객들이 블루보틀의 상품들을 폭풍구입해가서 네이버 중고나라에 판다고 하는 글을 본 적 있는데....쩝쩝.
음료는 이쪽에서 주문. 일본어를 잘 모르면 영어메뉴를 달라고 하면 됩니다. 도쿄 시내에선 식당이나 카페 등등 거의 대부분의 곳에서 영어메뉴가 준비돼있고, 한국어 메뉴가 준비된 곳도 상당히 많더라고요. 본받을 만한...
주문된 커피메뉴는 이쪽의 전문 바리스타들이 한잔 한잔 정성스럽게 내려줍니다.
안쪽의 자리에서 바라본 카페 전경. 밝고 깨끗한 느낌이죠. 군더더기 없어 보이고...
이상하게도 일본 커피 전문점은 트레이가 없더라고요. 블루보틀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음료가 나오면 그냥 손으로 들고 테이블로 가야 해서 여러 잔 주문했을 땐 조금 불편하더라는...
싱글 오리진 한잔, 뉴 올리언스 아이스 한잔, 레모네이드 한잔을 시켜봤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1인1메뉴가 에티켓이라던데....개의치 않고 4인 3메뉴만 주문 ㅋㅋ
앗, 그런데 커피잔이 마음에 안드네요. 일부러 일회용 잔이 아닌 머그에 주문했는데 후회후회.
커피잔은 마음에 안들어도 커피맛은 예술이군요. 제가 좋아하는 산미도 풍부한 편이고....
쇼핑백마저도 시선 강탈...ㅋㅋ
구입한 용품들을 참지 못하고 바로 개봉했습니다. 화이트 컬러에 파란 병 로고가 선명해서 사랑스러운 드립퍼. 블루톤은 C80 정도의 농도 ㅋㅋㅋㅋㅋ
로고 하나가 있고 없고가 여심을 마구마구 저격하네요.
칼리타 드립퍼와는 달리 구녕...아 니 구멍이 한 개. 홀의 갯수에 따라 추출되는 커피 스타일도 조금 다를 수 있는데요. 제가 아는 바로는 1개일 땐 뜨거운 물이 장기간 머물러서 맛과 향을 잘 뽑아낼 수 있다고하고요, 3개일 땐 좀 더 빨리 물이 떨어지므로 잡미가 나지 않게 추출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건 ‘개취’에 따라 선택하시면 될듯 하고요.
원두는 2가지 구입했습니다. 이미 검색을 통해 이름을 익혀온 쓰리 아프리칸(1500엔)과 벨라 도노반(1500엔). 블루보틀에서 블렌딩(2~3가지 산지의 것)한 원두고요, 고향인 미국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판매된다고 해요. 싱글 오리진(단일 원두 1800엔)은 비싸서 침만 꼴딱꼴딱 삼키고 못샀다는...
집으로 돌아가 맛볼 생각을 하니 바라보기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군요.
우리나라 카페처럼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아 좋습니다. 어쩔 땐 너무 시끄러워서 대화에 방해가 될 정도의 데시벨로 떠드는 분들..... 아마 이런 곳에 오면 차마 그렇게 못할 듯.
로고와 함께 인증샷은 필수.
전날의 커피맛을 잊지 못해 마지막날 신주쿠역과 연결된 뉴우먼이란 복합쇼핑센터에 위치한 블루보틀 신주쿠점을 다시 방문했습니다.
이 건물 구조 자체가 좀 특이해서 이쪽에서는 1층에 있고 저쪽 방향에서는 지하에 위치했다는...그래서 많이 헤맸다는... 가실 분들 미리 위치 파악하고 가시길 권함.
아오야마 지점과는 또 다른 분위기네요. 심플하고 깨끗한 느낌은 마찬가지지만 커다란 건물 안에 입점해있는지라 자연적인 배경은 없는....
시크하게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블루 보틀 로고.
벽면을 가득 장식한 여러가지 탐나는 상품들.
아오야마 지점에서 사지 않은 원두 헤이즈 밸리와 자이언트 스텝도 구매를 했고요.
에코백은 눈물을 머금고 패쓰~
커피 가격은 다른 지점과 동일하게 대충 5,000원부터 시작되고요.
일회용 잔의 로고마저도 반함주의보. 어제 저 일회용 잔에 달라고 해야 했는데...쩝쩝쩝
커피를 준비하는 곳도 깔끔, 심플, 줄 맞추기.... 물개박수 쳐드립니다. 커피가루 한 톨 보이지 않았어요.
이곳의 에스프레소머신은 라 마르조코 아이보리 색상이네요. 깔끔해보이고 너무 청순청순해보이는... 여담인데, 아오야마도 그렇고 여기 신주쿠 지점도 그렇고 바리스타들이 주로 남성이 많았는데 죄다 훈남들이네요 ㅎㅎㅎ 아! 물론 커피 맛을 평가하는 데는 전혀 반영하지 않은 점이니 오해마시구여~
이번엔 카푸치노를 마셔보기로... 카푸치노는 드립커피의 투명잔과는 달리 카푸치노 전용 잔에 내어줍디다.
내려놓았을 땐 보이지 않던 로고가 커피를 마시려 잔을 들면 숨어있던 로고가 짠~ 나타납니다. 요런 디테일마저도 사랑스럽죠. ㅋㅋ 주바리는 디테일의 노예.
카푸치노 맛도 우리나라의 테라로사랑 비교될 만큼 아니 뒤지지 않을 풍미.
아침을 못 어서 허기를 떼우려고 주문한 치아바타 샌드위치와 파운드케잌. 맛은 있느나 가격이 좀 후덜덜...가성비가 높지는 않네요. 질 좋은 재료를 사용했음은 분명한....
캬~~~카푸치노를 절반쯤 마셨는데도 하트가 많이 망가지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고 있죠. 우유거품이 쫀쫀하다는 증거.
레몬색과 스카이블루의 컬러 조합이 매우 상큼하지요? 블루보틀은 커피도 맛있는데 이 레모네이드도 꽤 괜찮더랬습니다. 생레몬즙을 사용하는 건 물론이겠거니와 일반시럽을 사용한 것 같지 않고 부드러운 달콤함이 느껴지는 것이 허니 종류를 사용한 것 아닌가 싶은데... 레시피까지는 제가 알 길이 없고요.
자극적으로 달지 않아 매우 좋았던 기억.
이제 컴백홈~ 서 2군데 지점의 블루보틀에서 입양해온 원두들을 시음해봤습니다.
아 느므느므 이뿐 블루보틀 도자기 드립퍼~
그런데 그냥 예쁘다고 마구 질러온 것은 아니니 오해마시길... 이유인즉슨...
몇 해동안 저에게 맛있는 커피를 제공해주던 칼리타 드립퍼를 설겆이하다 떨어뜨리는 바람에 손잡이가 요렇게 똑 떨어져버렸지 모예요. 손잡이 없는 상태로 얼마간 사용하긴 했으나 커피를 다 내리고 맨손으로 잡으면 도자기가 엄청 뜨거워져있어 위험하거든요. 그래서 도쿄에 간 김에 구입해온 것이죠.
그동안 수고해준 칼리타 고맙고맙~
자~블루보틀의 하우스 블렌딩 원두 4가지를 소개해드릴게요.
쓰리 아프리칸이라는 아이는 에티오피아와 탄자니아로 구성돼 있고요. (feat. 일어능통자의 해석)
이름이 좀 거창한 자이언트 스텝은 우간다와 인도네시아. 아랫쪽 벨라 도노반은 에티오피아+인도네시아.
마지막으로 헤이즈 밸리는 과테말라, 브라질 원두.... 하나 하나 다른 맛을 느껴보느라 한동안 시간가는 줄 몰랐다는...
자~ 드립해볼까요. 물은 주전자를 너무 높은 위치에서 하지말고 중앙부터 바깥쪽으로 천천히 원을 돌리며 적셔주면 됩니다. 뭐 이 정도 핸드드립 상식은 이제 다들 아시잖아요? ㅋㅋ
한 차례 물을 붓고 그 물이 다 내려가기 전에 다시 물을 붓는 방식으로 3~4차례 반복해서 추출해줍니다.
다크한 맛의 헤이즈밸리는 달달구리 케잌과 함께할 때 훨씬 좋은 케미를 선사해주네요.
며칠에 걸쳐 천천히 맛을 본 결과 제 입맛에는 산미가 가장 많은 쓰리 아프리칸이 최고네요. 물론 다른 아이들도 원두의 상태와 맛이 좋은 편이었으나 그저 제 입맛에 더 맞는다는 것일 뿐. 다음 번 도쿄 방문 때는 비싸서 사오지 못했던 싱글 오리진도 맛볼 예정.
아~ 예쁜 로고 사진을 보니 빨리 또 가고프네요. 블루보틀아~ 금방 갈테니 조금만 기다려~
커피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블루보틀’은 아직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그리고 일본 도쿄에만 있다고 하는데요, 쉑쉑버거처럼 몇년 안에 우리나라에도 이 블루보틀 커피체인이 꼭 들어오리라는 예감이 듭니다. 그날을 고대하며....... ‘블루보틀 안에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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