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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연말이네요. 기온이 뚝뚝 떨어지니까 여기서 콜록콜록, 저기서 훌쩍훌쩍…환자들이 눈에 많이 띄는 것이 겨울이라는 게 실감나더라고요. 이럴 때일수록 썰렁~한 몸과 마음을 채워줄 든든한 음식 한 그릇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서양과는 달리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 국가의 음식 문화에만 보양식이라는 게 있다죠. 그래서 오늘은 뱃속부터 힘이 불끈 솟게 해주는 국물요리 위주의 ‘한·중·일 보양식 삼국지’를 준비했습니다. 면역력이 가출해버린 분들 주목하시랍!

 

◇ 한국의 보양식-꼬리찜

소꼬리는 보통 찜으로 먹거나 곰탕으로 해먹는 식재료인데요. 양질의 단백질을 보충해주면서 콜라겐 함량도 높아서 한국인의 대표적인 보양음식 재료 중 하나로 사랑 받고 있지요. 꼬리는 꼬리뼈와 꼬리반골로 구성되는데, 꼬리뼈는 근육으로 감싸져 있고, 꼬리반골에도 살코기가 붙어 있어 사골에 비해 국물이 담백하고 더 고소한 맛을 내는 것이랍니다. 사골국이나 설렁탕이 느끼느끼해서 싫다는 분들이라면 꼬리곰탕으로 몸보신해보심이 어떨지... 

종로 피카디리(현재는 롯데시네마피카디리) 극장 옆 골목에서만 70년 째 성업 중인 꼬리곰탕, 꼬리찜으로 유명한 식당입니다. 장군의 아들 박상민, 아니 아니 김두한의 단골집이었다니 말 다했죠.

 

수저와 냅킨, 김치 세팅은 셀프. 김치용기에 뚜껑이 덮여있는 점은 칭찬할 만.

직접 담근 것으로 추정되는 김치 맛은 그러저럭 괜찮은 편. 우거지와 파가 들어있는 해장국 국물은 무한리필이고요.

드뎌 오늘의 주인공 꼬리찜 등장.....

헐 그런데 달랑 4쪽? 이 양에 만만찮은 가격(32,000원)이지만 일단은 맛이나 보고 씹어볼까요.

푹 고아져 나왔기 때문에 살점은 부드럽게 잘 발라집니다. 치아가 안좋은 어른들이 드셔도 전혀 무리가 없는... 호주산이지만 한우라고 느껴질만큼 식감과 맛이 고급진 편이네요. 잡냄새같은 건 전혀 안 느껴지고요.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씹는 맛도 느껴지는 게 매력 있네요. 괜히 70년 노포가 아니군요. 양이 푸짐하지는 않은 관계로 좀 눈치보면서 먹어야 하는 점만 아니면 베리 굿입니다요.

간장 양념에 찍어먹으면 더욱 풍미 작렬~

발굴을 끝낸 잔해들이 쫌....면구스럽네요 ㅋㅋ

다른 주메뉴인 꼬리곰탕도 주문해봤습니다. 공깃밥은 자동 소환.

그런데 꼬리곰탕에도 꼬리뼈가 달랑 2개 밖에 안 들어있다는....

꼬리찜에 이어 16,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좀 부실하다는....

하지만 국물이 담백하니 맛은 참 착합니다. 살점들은 당연히 부드럽고요. 조미료로 낼 수 없는 깊고도 담백한 맛이 느껴지네요. 장조림처럼 살점들이 쫙쫙 찢어집니다.

밥을 말아서 꼬리에 붙은 고기과 함께 먹으면 아~ 이거보다 든든한 한끼 식사가 있을까 싶네요. 물론 전 꼬리찜을 애피타이저로 먹었지만서도...

잘 들여다 보이진 않지만 주방쪽 풍경.

꼬리찜과 꼬리곰탕을 시켜먹었지만 원래 이 집 최고 메뉴는 ‘따귀’랍니다. 메뉴판의 이름은 ‘뼈다귀’. 대부분의 단골들은 ‘따귀’라 부른다네요. 소의 목뼈와 엉치뼈 등을 푹 삶아낸 따귀는 아는 손님들만 따로 주문하는 숨은 메뉴였다가 지금은 정식 메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그런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음식이라 예약하지 않으면 맛보기가 쉽지 않다고 하네요. 점심시간 대엔 특히 먹기가 힘들고요. 참고하시고욥.

오~ 사장님 헤어 스타일 매우 개성있으십니다^^

2층에도 자리가 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대기줄이 길다고 하네요. 푸근한 느낌이 드는 영춘옥은 연중무휴에 24시간 영업을 하고있으니 기회가 되면 편한 시간에 방문해보심이 어떨지요. 한국사람에겐 역시 보양음식도 한식이 최고인 것 같아요^^.

 

◇ 일본의 보양식-창코나베

일본 전골요리인 ‘창코나베’는 접해본 분들이 그리 많지 않으실텐데요. 그래서 두산백과사전에 있는 창코나베의 유래와 설명을 가져와봤습니다.

 

창코나베 : 일본 메이지시대() 말기 유명 요코즈나 (여기서 요코즈나란 스모선수 서열 1위를 말하는 것이죠, 우리나라로 치면 천하장사 이만기나 강호동 같은ㅋㅋ) 였던 히타치야마()가 메이지 42년(1909년)에 생각해낸 요리라고 전한다. 이전까지는 선수들이 개별로 상을 차려 식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요코즈나였던 히타치야마의 인기가 워낙 높아 그가 속한 도장에 새로 들어온 선수가 갑자기 느는 바람에 개별로 상을 차려 식사할 시간이 부족해서 히타치야마가 냄비 하나를 놓고 모두 둘러앉아 식사하는 방식을 생각해냈다.

끓는 육수에 야채와 고기, 생선 등 각종 재료가 골고루 들어가기 때문에 영양 균형도 좋고, 충분히 익히기 때문에 병원균이나 기생충 살균에도 효과적인 요리였다. 메이지시대 말기 이후 스모선수들이 즐겨 먹는 대표 요리로 정착했다. 먹고 남은 국물에 소면이나 우동면 등을 넣어 끊여 먹기도 한다. 처음에는 주로 스모선수들이 먹었지만 점차 창코나베가 일반인들 사이에도 인기를 끌면서 창코나베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도 곳곳에 생겨났다.

창코나베를 글로만 배울 순 없지요. 그럼 이제 맛보러 가보실까요~

여기는 여러 요리 프로그램과 마리텔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 나름 스타셰프 김소봉 씨가 운영하는 이태원 경리단길에 위치한 일본 선술집입니다. ‘아자쓰’란 상호명은 아리가또 고자이마스(감사합니다)의 줄임말이라고.

가게 인테리어가 아기자기한게 딱 김소봉 셰프님 닮으셨네요 ㅋㅋㅋ(얼굴 궁금하신 분은 네이놈에 검색해보세요) 사실은 위에 간판에 그려진 스모선수와도 무척 닮으신..ㅋㅋ

메뉴판을 먼저 스캔해볼까요? 인공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신다는 반가운 문구. 물론 100% 사실이어야 인정해드릴 수 있겠죠.

일본이름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아래 친절하게 설명이 붙여져 있어서 메뉴 선택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던...

이 곳의 대표메뉴인 창코나베는 아까 설명드렸듯이 일본 스모선수들이 보양식으로 즐겨먹을만큼 체력 보충에 좋은 국물요리입니다. 고열량, 고단백 음식인만큼 다이어트 중이신 분들이라면 스크롤바을 아래쪽으로 내리시길 권합니다^^.

선술집치고는 단촐한 주류 메뉴. 술은 전공 분야가 아니라서 자세한 설명은 패쑤~ 

음식점이라기보다는 선술집이라 그런지 조명이 좀 어두운 편입니다. 음식 촬영에 있어 아이폰 ‘후레쉬’를 비춰가며 해야 했던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 여자들에게는 이런 어둑어둑한 분위기 속 조명빨 나쁘지 않죠 ㅎㅎ.

기본 제공되는 애피타이저 야채들...양배추 오이 당근 3종 세트, 아삭아삭한 것이 신선함이 느껴지는 재료 상태도 좋았지만 찍어먹는 저 소스도 개성 있고 맛있네요. 보기와는 달리 매콤한 맛이 굿~ 일단 음식 첫 인상은 합격!

주방은 굉장히 협소합니다. 예약전화를 할 때 김소봉 셰프가 직접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주셔서 이 날도 요리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기념사진도 찍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보이질 않으셨던, 촬영 가셨나? ㅋㅋ

주문한 창코나베가 등장했네요. 화려하다보다는 집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끓여먹는 맑은 찌개 같은 정겨운 비주얼깊이가 있는 냄비에 닭발을 베이스로 파와 양파 등로 국물을 냈기 때문에 조미료 없이도 깊은 감칠맛을 느낄 수가 있답니다. 국물 안에는 닭고기, 쇠고기 완자, 버섯, 배추, 곤약, 오뎅, 두부, 쑥갓 등등의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있습니다. 우리나라 전통음식으로 치면 어복쟁반 뭐 이런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재료들 상태 좋아보이죠?

야채부터 꺼내 먹기 시작~

닭발 육수라 그런지 국물 색깔이 아주 뽀오~얗네요.

일본 현지에서 먹어본 적도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처음 맛봤기 때문에 비교가 불가하긴 하지만 이 곳 아자쓰의 창코나베, 딱 제 스타일이네요. 별 특별한 맛이 없는 것 같지만 담백하면서도 깊이감 있는 그런 맛? 자극적이거나 얼큰한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께는 비추하니 참고하시고욥. 일단 인공조 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진실인걸로~.

메추리알 찾아먹는 재미는 덤.

창코나베 안의 재료들을 건져 먹고나서는 우동이나 죽으로 마무리를 하는 게 보통이지만 이날은 또 다른 메뉴도 맛보고 싶어 참았습니다. 대표메뉴인 창코나베에 이어 아자쓰의 또 다른 인기메뉴인 야키소바. 돼지고기, 양파, 양배추, 숙주 등을 소바(메밀)면과 함께 볶아낸 면요리입니다. 계란은 날계란 혹은 후라이로 선택 가능하고요.

구운 돼지고기도 올라가 있습디다.

일본음식 특유의 짭조름함이 과하지 않게 느껴지네요. 조금 짜면 계란 노른자를 터트려서 섞으면 좀 나아집니다. 호로록~호로록 포만감을 부르는 사운드.

아자쓰는 저녁 6시 오픈이라 점심 때 가시면 헛걸음 하시니 주의하시고요. 김소봉 셰프님의 구여운(?) 얼굴은 못봤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에 친절한 서비스까지 기분 좋은 밤을 선물 받았네요. 김소봉 셰프님 아리가또~

 

◇ 중국의 보양식-훠궈

 

마지막으로 대륙의 보양식을 만나러 갈까요. 홍대입구역 인근 훠궈 전문점 불이아입니다.

弗二我(불이아)는 ‘둘도 없는 우리’라는 좋은 뜻이라네요.

식당 앞에는 차 2대의 주차공간이 있습니다. 제 차 미니쿠퍼....아니아니 제 드림카 미니쿠퍼에게 자리를 선점 당한 탓에 저는 근처 유료주차장을 이용해야 했죠.

중국풍 인테리어인가요? 매장 안엔 손님들로 바글바글. 자장면이나 탕수육 같은 중국요리는 없는 곳인데 훠궈 좋아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가 봅니다.

 

중국요리 중에는 보양식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꽤 많잖아요, 그치만 워낙에 고가의 음식이 대부분인데 반해 훠궈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보양식이 아닌가 싶어요. 지난번엔 양고기 편에서 훠궈를 소개 시켜드린 적 있는데 기억 나실랑가요. http://joobarista.khan.kr/12

메뉴판에도 설명돼 있듯이 훠궈란 중국식 샤브샤브죠. 우리가 흔히 즐기는 샤브샤브는 일본에서 변형돼 들어왔기 때문에 맑은 육수에 고기와 여러가지 야채를 넣어 익혀먹는 것과 달리 중국에서온 훠궈는 각종 한약재를 넣어 끓인 담백한 백탕과 매콤한 홍탕에 재료를 넣는다는 것이 차이점이죠.

메뉴판 구성도 거의 훠궈 중심입니다. 인원 수대로 정식메뉴를 고른 후 부족하면 원하는 재료를 추가해 먹는 방식. 정식을 시키면 훠궈탕에 고기 혹은 해물과 모듬 야채, 당면, 버섯, 소스 등이 기본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굳이 추가해 드시지 않아도 양은 충분합니다.

특이한 건 기본 제공 외에 소스를 추가할 때는 1000원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 하긴 얼마전 홍콩여행서 경험한 식당에서는 자스민차도 따로 주문해서 먹어야 하더라고요. 당연히 생수는 아예 제공되질 않았고요. 중국 문화가 그렇다나 봐요.

다행히 여긴 한국인지라 자스민 차는 무료로 내어주는 군요.^^

쇠고기와 양고기 다 즐길 수 있는 불이아 정식으로 주문했습니다. 어느 쪽이 백탕이고 홍탕인지는 설명 안 드려도 될 테고요, 가운데 부분에는 전에 소개했던 마라샹궈 요리에서도 잔뜩 들어가서 매운 맛을 내던 화지아오(초피)라는 재료가 들어있어서 끓이면 끓일수록 한약재들과 함께 맛이 우러나오도록 구멍이 뚫려 있는 구조.

양고기고요, 아래가 소느님...육질의 차이가 눈에 보이죠?

백탕은 누구나 먹을 수 있을 만한 난이도지만 홍탕은 매우 중국스러운 향과 매운 맛 때문에 꺼리는 분도 있을 듯. 국물을 드실 땐 반반 믹스해 먹으면 맛있습니다.

모듬야채들과 숙주, 저 뒤로는 모듬버섯과 단호박, 동두부. 다 제가 애정하는 분들. 

두꺼운 당면은 차례를 한참 기다리셔야 할 분이고요.

소스는 1인당 1개 고를 수 있습니다. 마장(땅콩)소스와 고수를 택했고요.

훠궈탕이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재료들 투입 시작!

야채 3총사 먼저 투하...

고기고기도 반신욕 시켜드리고....

동두부야 ! 얼어 있느라 추웠지~, 온천에 몸을 담그렴.

알록달록한 색감 덕에 중국 보양식의 비주얼이 다른 것에 비해 화려하네요. 한국식 샤브샤브가 깔끔한 재료맛 중심이라면 중국 훠궈는 육수에서도 진한 맛이 나오기 때문에 다른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국물 맛은 깊어집니다.

중앙에 개별탕에서 끓고있는 재료들 보이시나요? 아래 동글동글한 아이들이 바로 매운 맛을 내는 화지아오. 말씀드렸다시피 이 매운 맛은 입 안에서만 얼얼함을 줄 뿐 위장에는 전혀 자극을 주지 않고 오히려 장기에 도움을 주는 재료라고 하더라고요.

생선완자 하나 추가해봤습니다.

후라이드 반 양념반처럼 홍탕 반, 백탕 반으로 반 편성. 냉동돼있다 나온 것이라 속까지 익도록 충분히 끓여줍니다.

맛은 뭐...그냥 고급진 어묵 정도?

훠궈탕이 자작자작해지고 있네요. 마무리로 당면 들어가 주시고....

그 많던 육수는 어디로 갔을까...요?

‘불이아’는 훠궈 전문점답게 여러가지 재료를 내가 원하는 대로 조합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자연스레 고기보다 야채를 더 많이 먹게 되니 균형잡힌 건강식으로는 꼬리곰탕보다 우위에 있지않나 싶고요. 물론 취향을 좀 타는 메뉴라는 게 함정이지만요.

 

어때요? 뜨끈한 국물이 함께해 몸 속까지 전기장판 깐듯 데워주는 ‘한··중일 국물 보양식 삼국지’. 보기만해도 후끈 달아오르지 않으심? ㅎㅎ

 

재밌게 보셨으면 공감 하트 한번 꾸욱 하고 가실게요~

 

 

 

 

 

Posted by 까칠한 주바리

 

MSG 기피증환자인 주바리(바리= 바리스타:Barista의 줄임말), 그녀가 ‘MSG의 필요악을 외치는 직속상사 만부장의 줏대 없는미각을 교화시키겠다는 사명감으로 까칠한 맛집 탐험을 시작한다.

 

에고, 얼마 안있으면 설 연휴구만...신정 땐 별로 못느꼈는데 음력 설이 다가오니까 정말로 한 살 더 먹는 기분이 확 와닿는걸.

 

ㅎㅎ 세월이 가는 속도는 자기 나이와 같다고들 하던데, 전 쫌 동안^^이니까 30km대 정도? 만부장은 흠.....초큼 노안이시니깐 쌩쌩 아우토반?

 

우쒸! 나이 자꾸 먹는 것도 서러운데 놀리기까지 하냐!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ㅎㅎㅎ 농담이에요. 진정하시고 지난해는 청마의 해, 올해는 을미년 청양의 해.... 양의 해를 맞이해서 특별히 양고기 잘하는 식당을 소개해드릴까 하는데요.

 

헉! 양의 해에 양을 더 아끼고 사랑해주지는 못할망정 먹는다고? 주바리 좀 엽기적인걸.

 

ㅋㅋㅋ 맛있게 잘 먹는 것도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는 거잖아요.

양고기를 못드시는 분들도 꽤 있죠? 저도 얼마전 까지는 그랬더랬죠.

알고보니까 우리 몸에 꽤 이로운 고기더라고요.

 

그런데 양고기는 냄새가 많이 나지 않나?

 

양고기가 '질기고 누린내가 나는 고기’란 인식이 많은데요, 노 노 그건 편견일 뿐이에요.

질 좋은 고기를 제대로 조리하면 그렇지 않답니다. 그러고 양고기가 가진 특유의 냄새가 하나도 없다면 양고기를 먹을 이유가 없지 않겠어요? 그건 고르곤졸라 피자 먹으면서 꼬리꼬리한 냄새 난다는 말이나 매한가지죠.

 

'본초강목과 동의보감 문헌에 따르면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해주고 오장을 보호하며, 혈압을 다스리는 효능에 당뇨, 술 중독, 몸의 독성해소, 장내해독, 살균, 이뇨, 피부미용, 피로회복, 양기부족, 질병에 대한 면역력 향상, 골다공증에 효능이 있다'고 써 있네요.

특히 양고기에는 일종의 항암물질(CLA)이 함유 돼있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감소시켜 피부암, 결장암, 유방암에 현저한 효과가 있다고 하고요, 저칼로리, 저지방, 고단백, 고칼슘 식품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좋고 '멍멍이 고기'처럼 수술후에 의사들이 권하는 음식이기도 하다는 점~.

그것 뿐만 아니라 아미노산 함유량이 소.돼지고기보다 높고 풍부한 비타민과 칼슘,인,철등 광물질이 다른 육류보다 풍부하다는 장점까지...양고기가 이렇게 좋은 고기였다니 '깜놀'이에요.

 

이렇게 몸에 좋은 양고기를 즐기는 3단계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3단계? 상 중 하?

 

네 ㅋㅋ...주머니 사정에 따라 상-중-하로 나눠서 소개 들어갑니당~

 

난 그래도 양고기는 별론데....먹고 싶으면 나 홀려봐.

 

뭐라고욧?

 

나 홀려보라고...

 

ㅋㅋㅋ 자기가 머 오차장이라도 되는줄 아시나....비주얼이나 이름으로 봐서나 마부장에 가깝지 ㅋㅋ

 

양고기 숯불구이(홍대입구 이치류)

 

양고기 하면 양꼬치로만 먹는 줄 아는 사람이 많을 걸요. 하지만 구이, 스테이크로 먹으면 훨씬 훌륭한 맛을 즐길 수 있답니다,

생후 1년 이상 자란 양의 고기를 머턴(Mutton)이라고 하는데요. 양의 지방은 생후 1년을 기점으로 질겨지고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고 해요. 이런 고기로 조리된 양고기 음식을 경험한 분들이 양고기는 질기고 냄새 난다는 편견을 갖게 되신 걸 거예요.

생후 1년 이하 어린 양의 고기인 램(Lamb)을 사용하면 육질도 부드럽고 냄새도 적어서 거부감 없이 즐길 수가 있죠.

홍익대 인근 주차장 골목에 자리잡은 삿포로식 징기스칸 전문점인 이치류에서는 어린 양고기 중에서도 좋은 부위만 엄선해서 참숯불 위에 구워내기 때문에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에요. 저에게도 양고기에 대한 편견을 싹 걷어내준 그런 곳이죠.

가격이 후덜덜인데...

 

ㅎㅎ 여긴 상급이니까요.

숯불이 예술이죠? 200g에 26000하는 생양갈비를 합성탄에 구워준다면야 여기 올 이유가 없겠죠^^

구워먹는 대파의 맛도 의외로 매우 좋더라고요.

생양갈비의 좋은 질이 눈으로 보이시죠. 냉동육은 절대 쓰지않는다는 사장님의 설명.

 

찍어먹을 소스와 백김치, 콩 등의 반찬은 간소합니다

상호인 이치류(一流)는 우리말로 일류라는 뜻이래요. 오너쉐프이신 사장님이 1류만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지었다나 어쨌다나...여하튼 이름에서도 음식에서도 자부심이 느껴져서 맘에 들더라고요.

삿포로에서 직접 공수해왔다는 두꺼운 철제주물로 만든 철판 위에 양갈비가 올려집니다. 익어가는 양고기의 자태가 너무 아름답지 않아요? ㅋㅋ

양고기를 맛있게 적셔주실 징기스칸 특제소스. 저염간장에 마늘, 고춧가루, 깨소금 등이 보이네요. 화학 조미료는 넣지 않으셨다고 강조.  

고기를 올리고 굽고 자르는 일은 사장님이 직접 해주십니다. 손님은 받아먹기만 하는 시스템....만부장의 집게 욕심은 넣어두시고...자연스럽게 사장님과 도란도란 대화가 이뤄집니다.

 

환풍기 시스템도 매우 독특

자 흡입해주실 타임~ 양고기인가 싶을 정도로 야들야들하고 쇠고기 스테이크 못지않은 식감입니다. 고기랑 파와 소스의 궁합이 예술이네요. 누린내도 거의 안느껴져요.

맛있게 고기를 드시고 나면 입가심으로 공깃밥(1000원)을 시켜 고기를 찍어먹던 소스를 올려가며 먹다가 반쯤 남았을 때 오차즈케(녹차에 밥을 말아먹는 일본요리)로 만들어먹으면 요게 요게 또 별미입니다. 고시히카리 쌀이라던가 했던....

 

이치류는 좋은 질의 양고기를 좋은 서비스로 대접받다 보니 아무래도 가격이 부담스러운 편이긴 해요. 그래도 특별한 날이나 원기 보강이 필요하거나 하면 꼭 또 가보고 싶은 집이네요.

 

그럼 이번엔 중급으로 가보실까요~

 

양고기 훠궈(통인동 마라샹궈)

 

훠궈가 뭥미?

 

처음 들어보세요? 중국식 샤브샤브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육수가 우리가 평소 먹는 샤브샤브와는 조금 차이가 있어요. 홍탕과 백탕, 두 가지 맛의 육수에 각종 야채와 고기, 국수, 만두 등등을 넣어 끓여 먹게 되지요.

 

헝...육수가 2개? 그럼 전골냄비도 2개겠네?

 

ㅎㅎㅎ 아니에요. 훠궈냄비는 짬짜면 그릇 아시죠? 그런 모양 생각 하시면 돼요.

요로케↓ 생겼답니다.

통인동에 있는 마라샹궈는 아담한 한옥을 개조해서 가정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지녔어요. 이곳은 훠궈 외에도 마랴샹궈, 꿔바로우 등등 모든 메뉴가 수준급 이상이라 제가 즐겨가는 곳 중 하나예요.

이 집 훠궈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1인분 16,500원)으로 제대로 '중국'스러운 훠궈를 경험할 수 있답니다. 고기는 선택할 수 있어요. 양고기가 정 부담스러운 사람은 소고기를 드셔도 되니까 각자 취향대로 골라먹을 수 있어 더 좋고요. 야채나 완자 등등 기호에 따라 추가해서 먹을 수도 있지만 기본만으로도 양이 충분하답니다.

홍탕(왼쪽)과 백탕으로 나뉜 태극냄비가 불에 올려집니다.

홍탕은 마라탕이라고도 하는데 '화지아오'라는 통후추 같이 생긴 산초 열매와 10여가지의 약재가 들어 있어서 입에서는 맵지만 위와 장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고 하네요.

백탕은 화고버섯을 우려냈기 때문에 담백한 맛이 아주 좋습니다. 심심하게 느껴진다면 고수를 추가해서 넣어먹으면 쌀국수 국물 같은 느낌으로 먹을 수 있고요.

홍탕과 백탕은 시각적으로도 그렇고 입안은 얼얼하지만 속은 편안하다는 점이 꼭 '지킬 앤 하이드'의 매력을 지니고 계신 듯.

얇게 슬라이스 된 양고기와 각종 야채, 두부, 만두 등등이 차려집니다.

양고기(왼쪽)와 소고기(오른쪽)의 육질 차이를 느껴보시고요. 맨 오른쪽 까맣고 동글동글한 것이 '화지아오'입니다.

탕이 끓기 시작하면 야채부터 투척...샤브샤브류의 음식은 먹을만큼의 재료만 넣어서 조금씩 익혀 먹는게 정석이지만 우리의 정서는 또 그게 아니죠. 한번에 마구마구 때려넣고 끓여줘야 제 맛이지요^^

양고기를 홍탕에 한번 담가먹고 

이번엔 백탕에도 담가 먹어보고...

각종 재료들이 익으면서 국물은 더욱 깊어지고 진해집니다.

요건 '건두부'라는 건데요. 제가 아주 좋아라하는 재료...두부인데 국수스럽죠?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에는 두부의 종류도 어마어마하게 많더라고요. 취두부, 건두부, 동두부 등등 제가 아는 것 말고도 무궁무진.

국물이 처음보다 매우 진해졌죠? 마지막으로 당면을 넣어서 먹으면 되고요, 양이 부족하신 분들은 면이나 밥이나 추가로 시켜서 먹으면 만족하실거예요.

 

 양꼬치(영등포 청도양꼬치)

 

양고기를 즐기는 가장 편한 방법이 양꼬치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일단 가격면에서 만족감을 주죠(가성비 짱!).

양꼬치는 중국어로 양러우촨(羊肉串)이라고 한답니다. 사실 양꼬치는 저도 이번에 처음 도전해 봤는데요. 새로운 음식을 경험하는 것도 꽤 설레는 일인 듯.

양꼬치로 유명한 동네는 건대입구와 대림동이 원조인데요 중국 동포들이 많이 살면서 자연스레 조성된 듯. 오늘은 블루리본 서베이 책에 나온 영등포로 가보겠습니다.

 

영등포시장 부근에 위치한 '청도양꼬치'는 영등포 먹자골목의 대표 맛집이라 소문난 곳이에요. 저렴하고 맛도 좋아서 넓은 매장임에도 저녁 7시가 가까워오니 자리가 꽉 차더라고요. 이후에는 대기손님도 있었고요.

  

이 타임에서 퀴즈 나갑니다. 지금 소개한 3군데 식당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힌트는 출입문 사진에 있습니다.

정답은 바로 '블루리본'

제가 자주 언급했었죠. 한국의 미슐랭가이드라고 할 수 있는 맛집전문평가단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인정한 맛집에는 저렇게 블루리본 스티커가 붙어있다는 점. 앞으로 식당 선택하실 때 참조하시고요.

 

 

이 집에 오자마자 맘에 들었던 점은 바로 이 참숯불.... 

가격이 비싼 한우고기집이라면 당근 참숯불을 사용하겠지만 1인분 8천원 짜리 서민적인 식당에서 참숯불의 사용은 감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몸에 안좋은 합성탄을 쓰지 않는 것만으로도 +50점 드리겠습니다. 

 

 

양꼬치 입문자인만큼 양줄기 같은 애들은 빼고 어린양을 사용했다는 램꼬치와 램갈비살꼬치를 주문합니다.

술은? 가게 이름이 청도 양꼬치인만큼 칭다오를 시켜주셔야죠. 한국인의 대표 야식 '치맥'이 있다면 중국은 '양칭'이라 불러야하나,,,어쨌든 양꼬치 좀 하신다는 분들에겐 공식과도 같은 양꼬치+칭다오맥주. 

중국요리집답게 하얼빈·연경 맥주도 있네요. 칭다오는 쉽게 접하지만 하얼빈·연경은 잘 팔지 않던데 좋네요. 가격도 착하고...

 

꼬치에는 고춧가루와 후추, 쯔란 등이 살짝 양념돼 있습니다.  

 

 

꼬치를 살살 돌려가면서 구워줍니다. 어느 식당에는 자동으로 돌아가는 기계가 있다고도 하지만 직접 굽는 것도 나름 재미나지요. 고기 크기가 줄어들기 전까지만 익히라는 설명.

껍질을 까지않은 이 마늘의 용도는 뭘까요? 잠시 후에 알려드리고요. 

 

 

 

 

구워지는 동안 양념을 제조해볼까요. 테이블 위에 있는 고춧가루, 쯔란, 참깨를 적당량 기호에 맞게 접시에 덜어주면 끝! 참 쉽죠잉~

'쯔란'이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설명 드리자면 미나리과에 속하는 식물의 씨앗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커민이라고 부르고요. 중국사람들의 음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향신료 중 하나. 아랍쪽에서도 널리 사용하는데 케밥에서 나는 향기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호불호가 좀 갈릴 수 있는 독특한 향. 

 

잘 구워진 양꼬치를 양념에 찍어서 한 입 먹고 칭다오를 한잔 캬~ 

 

 

 

아까 그 마늘은 요로케 ↑ 양꼬치 먹고 나온 꼬치에 끼워서 구워줍니다. 숯불에 구운 마늘 맛도 꽤 좋습니다.

 

다 구워진 분들은 이층으로 올라가 대기해주시고... 

 

 

 

어김없이 고수 추가...

 

 

어린 양이라 그런지 램꼬치가 갈비살꼬치보다 야들야들하니 맛있네요.

두가지 다 질기거나 거북한 냄새가 난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는...

양꼬치만 먹기 섭섭하니 가지튀김도 시켜봤습니다. 가지 사이에 양념한 돼지고기를 샌드위치처럼 넣고 튀겼습니다...소금 간이 조금 셌지만 맛은 좋았습니다. 뭐 튀김은 뭘 튀기든 맛있는게 사실.

온몸을 불살라 본분을 다하신 참숯님께 경의를 표하고 일어납니다.

숯불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치신 사장님도 한 컷.

'서울에서 두번째로 맛있은 양고기 꼬치전문점'이란 간판 문구가 눈에 띄네요.

첫번째로 맛있는 집은 어떨까 급궁금.

 

 

아이폰6 카메라 슬라이드 기능, 흔들림 전혀 없고 좋네요ㅋㅋ

맛도 좋고 값도 좋고... 아~ 오늘 첨 만난 양꼬치, 너랑 나랑 오늘부터 1일차다~ ♡

 

ㅋㅋ

 

어떠셨어요 만부장? 맛있는 양고기 많이많이 드시고 힘내서 올해도 '득의양양' 하시길 바랄게요^^

 

오냐~ 너도 양고기 많이 먹고 올해는 순~한 양이 되거라~

 

 흥

 

맛집 추천 joohs@kyunghyang.com
 

Posted by 까칠한 주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