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피의 품격

‘에티오피아 커피 세리머니’의 특별한 체험

한국인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음식 1위가 밥이나 김치가 아닌 커피라는 조사결과가 나올만큼 커피는 이미 우리와 너무도 가까운 기호식품이 된 지 오래죠. 하루 3~4잔의 커피는 심장건강에도 유익하다는 최근 보도도 많은 커피 애호가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사랑하는 커피의 고향이 어디인지 혹시 알고계시나요? 바로 아프리카 최대의 커피생산국인 에티오피아랍니다.

 

기원전 6세기 경으로 올라가봅니다. 에티오피아에 칼디라는 이름의 목동이 있었는데, 얌전하던 염소들이 숲속에서 붉은색 열매(커피체리)를 따먹은 후부터 흥분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발동해 자신도 그열매를 먹어봤더랬지요. 그러니 피로가 싹 사라지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꼈다고 합니다. (물론 음주로 이런 효과를 느끼시는 분들도 제 주변엔 많습니다만ㅋㅋ) 

 

칼디가 인근의 이슬람 사원에 있는 사제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그들은 악마의 힘을 가진 열매라 하여 모두 불에 던저버리게 되죠.

 

그런데 불에 타던 열매에서 향기로운 향기가 나기 시작했고, 사제들은 그 향에 반해 다시 꺼내어 물에 타서 마셔보니 잠을 막아주고, 머리가 맑아져서 생활을 활기차게 하는 효과를 느끼게 되고 이 사실이 여러 사원들에 퍼지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진 커피문화가 시작됐다는 것이 바로 칼디의 설’입니.

 

에티오피아에는 우리나라의 다도처럼 분나 마프라트라는 성스러운 커피의식이 있는데요, 중요한 손님이나 서로간의 분쟁이 있을 때 이 의식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행운을 불러오는 카테마라는 나뭇잎과 꽃으로 장식하고 송진이나 유칼립투스를 태워 신성함을 표시한 뒤 손님에게 펀디샤(팝콘과 비슷함)나 다보(전통 빵)를 제공하여 입안에 음식을 씹음으로 침묵, 고요함과 동시에 정신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숯에 커피를 볶아 연기를 올려 제사의 형식을 가진 뒤 손님에게 그 커피의 향을 맡게 하여 심신의 평안과 안정을 갖게 하는 성스러운 의식이죠.

이렇게 만든 커피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대지에 따른 후 잔에 나누어 따르는데

첫번째 잔은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 우애의 잔, 아볼

두번째 잔은 나의 이야기를 하는 평화의 잔, 후에레타냐

세번째 잔은 서로가 조화와 평화를 맺는 축복의 잔, 베레카

까지 마시면 커피 세리머니가 마쳐집니다. 

 

이처럼 성스럽고 흥미로운 에티오피아의 전통 커피 세리머니를 서울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지난 5일 서울 관악구 오렌지연필-Hall에서 열린 ‘Three cups of coffee(세잔의 커피)’라는 이름의 에티오피아 커피 세리머니와 에티오피아 커피 홍보행사에 초대를 받게 되었죠.(저, 주바리스타거든요^^)

 

 

커피관련 업체과 커피 애호가를 대상으로 마련된 이 행사는 재단법인 양포, 주한 에티오피아대사관, 에티오피아항공, 주한 에티오피아교민회가 공동 주최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커피에 대해 좀더 알아볼까요? 에티오피아는 전 국토의 평균 해발 고도가 2000m로 커피 생산지로서의 뛰어난 조건을 가지고 있어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 받는 스페셜티급의 원두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커피로 부드러움과 뚜렷한 산미·과실향과 가벼운 바디감을 지닌 예가체프(이르가체프)와 농밀한 산미와 향·묵직한 바디감을 가진 시다모, 짙은 바디감과 다크 초콜릿의 향·달콤한 끝 맛을 가지고 있는 모카 하라(하라르) 등이 유명하지요. 물론 이 지역의 커피가 생산량도 많고 우리나라에 주로 수입되기 때문인 것이고 이 밖에도 짐마, 리무 등 많은 종류의 에티오피아 커피가 존재합니다.

현장에서 에티오피아 대표커피인 세 가지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시음하는 기회도 가졌는데요.

제 입맛에는 시다모가 가장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산미를 중요시하는 제 취향 때문이겠죠? 지난번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커피도 개인적 취향에 따라 매우 다르게 평가될 수 있기 때문에 제게 좋은 커피가 다른 누군가에게도 최고의 커피라고 절대 말할 수는 없다는 점~

에티오피아 커피 세리머니를 시연해주신 현지 미녀분들^^

 

에티오피아는 세계 5대 커피생산국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수출국으로는 세계 8위라네요.

그만큼 자국의 소비량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커피의 고향이자 온 국민이 커피를 사랑하는 그 곳에 죽기전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한 향기로운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