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에서 벚꽃축제가 한창이던 지난주 금요일, 전 벚꽃 향기 대신 커피 향기를
물씬 맡고 왔습니다.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서울커피엑스포에 다녀왔더랬지요.
코엑스와 사단법인 한국커피연합회에서 주최하는 서울커피엑스포는 올해로 4번째
개최이고 저는 작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경험...
총 144개사에서 마련한 509개의 부스에는 커피의 원재료인 생두나 원두 뿐 만
아니라 에스프레소 머신, 로스터기, 그라인더, 드립퍼 등의 커피장비와 베이커리,
음료 등 카페와 관련된 수많은 상품들을 체험하고 시음하는 기회가 마련돼 있었죠.
올해 주빈국인 콜롬비아 부스, 카메라를 들이대니 멋지게 포즈 잡아주는 콜롬비아
귀요미의 센스^^
지난해 주빈국이었던 에티오피아 부스의 여인은 어째 한가로워 보이고...
제가 커피엑스포를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죠. 품질 좋은
커피를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 원두 뿐만 아니라 각종 홈카페용
커피 도구들도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스페셜티커피인 싱글 오리진을
120g에 3000원대로 살 수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요.
니카라과와 탄자니아, 엘살바도르의 것으로 겟! 했답니다.
참, 싱글 오리진이란 일반적으로 카페에서 사용하는 2-3가지의 원두를 블렌딩한
것이 아닌 한 가지의 원두를 말하는 것이에요. 보통 카페 가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그 카페의 특성이나 가성비에 맞춘 블렌딩 원두로 내린 커피를 주는 것이고요,
케냐AA, 코스타리카 따라주, 에티오피아 모카 하라 등등 한 지역의 것만 골라
마시면 싱글 오리진을 드시는 겁니다. 품질이 좋은 스페셜티 커피이기 때문에
아메리카노보다 가격이 비싸서 주문할 때 고민을 좀 하게 만들죠 ㅋㅋ
집에 들여 놓을 수도 없는 카페용 커피 장비들인데 탐나는 이유는 뭘까요. 멋진
생김새들이 감탄 나오게 하는 놈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에스프레스머
신도 멋지지만 로스터기도 침 꼴딱 삼키게 하는 비주얼.
이 아담한 에스프레소 머신은 국내서 처음으로 개발된 가정용 반자동 머신으로
엘로치오라는 국내 브랜드. 브레빌 920, 베제라 등과 함께 구매 후보에 올려놓고
있는 분이랍니다.
클래식한 외모가 매력적이죠? 이번에도 구입은 못하고 눈팅만 실컷.T.T
이태리에서도 커피가 재배되나요?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이태리 훈남의 시음
권유를 그냥 지나칠 순 없었죠. 부드러운 맛이 인상적이었는데 카페인이 거의
없어서 많이 마셔도 괜찮다는 설명, 물론 이탈리아 말 아니고 한국말로 ㅋㅋ....
알베 같다고 혼잣말 했더니 발끈하면서 본인이 알베르토보다 핸섬가이라나 뭐라나....
카메라 의식해주시는 알베디스남ㅋㅋ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아이디어 상품들도 눈에 띄네요. 집에서든
야외에서든 뜨거운 물만 있으면 커피를 간편하게 내려먹을 수 있는 그라인더와
드립퍼 일체형 커피 메이커인 '카플라노'라는 아이입니다.
이번 커피엑스포 민트라벨 6선에 선정되기도 한 제품인데요. 여기서 ‘민트라벨’이란
올해 상반기에 처음 출시되는 커피 관련 신제품을 한자리에 모아 커피산업 트렌드를
알아보고 관람객이 직접 히트예감 상품을 체험해보는 참여형 프로그램을 말하는거죠.
‘카플라노’는 드립포트+핸드밀 그라인더+스테인리스에칭 필터드립+텀블러가
하나로 합쳐져서 휴대하기도 편하기 때문에 캠핑이나 회사나 출장, 등산 등등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커피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한 상품입니다.
이날 엑스포에서는 기존 판매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어요.
사고픈 맘이 굴뚝 같았으나 구입해야 할 것이 많은 관계로 또 패쓰~
커피만 있는 게 아니라 아이스크림, 요거트도 실컷 시식했더랬지요^^
대만에서온 귀요미는 빙수기랍니다
각종 홈카페 용품들을 전시하는 곳에도 가봤습니다. 커피에 욕심을 내다보면
로스팅까지도 직접하고픈 마음이 들기 마련이죠. 저도 수망 로스팅의 경험이 몇번
있으나 로스팅 후 가스렌지 주변의 파편들을 감당하기가 힘들어서 자주 하지는
않게 되더라고요. 불 위에서 계속 흔들어주면서 로스팅 하는 요령도 배워본 시간.
특히 올해 新커피트렌드가 3S(Self, Specialty, Specialist)라더라고요. 품질 좋은 커피를
집에서 셀프로 거의 전문가 수준으로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런 상품들도
많이 팔리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최고로 흥미로웠던 시간은 평소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꼽아뒀던 호주의
가정용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인 브레빌 제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였지요.
이번에 새로 런칭한 브레빌 980은 그라인더가 내장돼있을 뿐 아니라 자동 탬핑
기능까지 탑재된 신기한 제품이었습니다. 직접 체험해 봤는데 재밌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전부터 위시리스트에 넣어둔 브레빌920으로 직접 커피를 내려봤습니다.
아무래도 신제품은 워낙 고가이기도 하구요. 전동 그라인더는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가 없거든요.
우선 그라인더로 간 커피파우더를 포터필터에 담았습니다. 머신에 자석으로 붙어
있는 귀여운 모양의 탬퍼를 떼어다가 탬핑탬핑~
가장자리 지저분하게 붙은 가루들을 털어낸 후 드디어 그룹헤드에 장착! 장착할
때의 느낌이 뻑뻑하지 않고 매우 부드럽더이다.
자~ 이제 커피가 내려옵니다.
커피야~ 맛있게 내려와라 쓰담쓰담 해주는 주바리 ㅋㅋ...
앗! 긴장을 했는지 너무 묽게 내려졌네요 T.T 반자동인 걸 망각하고 스톱 버튼을
너무 늦게 누른 탓인 듯.
그래도 맛있는 척 맛보기~
이 분은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머신 ‘달라꼬르테사’의 CEO인 파올로 달라꼬르테라는
분이시랍니다. 이번 커피엑스포에 초청되어 스페셜티 커피의 향미를 분석하는 방법을
주제로 직접 강의를 해주었습니다. 커피에서 발현되는 다양한 아로마를 분석하고
플레이버의 기준을 잡는 방법을 물론 통역사를 통해서 열씸열씸 설명 중.
더치커피를 맛보고 눈에 하트가 뿅뿅 생긴 님~ 곧 지갑이 열릴 예정.
더 속속들이 둘러보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면서 코엑스를 나섰답니다.
집에 돌아와 득템한 커피들을 정리해봤습니다. 100g에 1,000원짜리부터 100g에
2만원짜리까지 다양한 가격과 질의 커피들을 하나 하나 맛볼 생각에 벌써 해피 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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