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안방의 재미와 감동을 책임 지던 응답시리즈 ‘응팔’이 얼마 전 끝나버리고, 무슨 낙으로 TV를 보나 싶던 차에 제 눈에 들어온 새 드라마가 있었으니 바로 ‘치즈인더트랩’. 인기 웹툰을 드라마화 했다는데, 직역하면 ‘덫 안에 놓인 치즈(Cheese in the trap)’ 달콤하지만 치명적인, 그리고 위험한 유혹을 뜻하는 거라죠.
츤데레인 듯 소시오패쓰인 듯 알쏭달쏭 미스터리한 매력의 남자 주인공 유정 선배(박해진 분)가 그런 위험하지만 빠질 수밖에 없는 덫을 의미하겠죠. 하지만 그보다 제가 더 열광하는 캐릭은 여주인공인 홍설 양. 라이징 스타인 김고은 배우가 연기하는 홍설의 모습이 딱 그 나이 또래 여대생으로 보이는 것이 넘넘 구엽더라고요. 캐스팅 될 땐 ‘치어머니’까지 양산 시키며 미스 캐스팅이다, 연기력 논란이다 이러쿵 저러쿵 말도 많았지만 전 웹툰을 안봐서 그런지 딱 만화 속 여주인공 같이 느껴지던데요. 그래서 저는 월·화요일 밤 11시 본방 사수까지 해가며 ‘치즈인더트랩’의 열혈 시청자, ‘치인트빠’임를 자처하고 있다는....
하지만 눈으로 보는 ‘치인트’ 보다 저를 더 사로잡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입맛을 샤르르~ 녹이는 치즈 요리랍니다. 고칼로리라는 위험한 덫인줄 알면서도 뿌리치기 너무나 힘든 마성의 치즈요리맛집이 주바리에게는 더 치명적인 ‘치즈인더트랩’인 셈이죠. 눈으로나마 치즈의 유혹에 함께 사로잡혀 보실래요?
◇ 미식가도 반할 만한 치즈요리전문점 ‘유로구르메’
식당 입구가 참 낭만적이죠.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치즈요리 전문점입니다. 이름 때문인가 왠지 유러피안 감성이 묻어날 듯한...ㅋㅋ 구르메(gourme)는 불어로 요리나 술맛에 감식력이 있는 사람, 미식가라는 뜻이랍니다.
식당 내부는 그리 넓지않은 아담한 사이즈. 매장 가운데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치즈 쇼케이스 냉장고. 각종 치즈, 버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스와 올리브 등도 진열돼 있네요. 구매도 가능하다는...
치즈에도 종류가 참 많은데 한국산이 아닌게 대부분이라 뭐가 뭔지 잘 모를때가 많죠? 피자에 사용하는 모짜렐라 치즈 정도만 많이 접해보셨을테고요. 몇 가지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에멘탈치즈는 구멍이 뽕뽕 뚫려있는 스위스치즈고요 고르곤졸라치즈는 블루치즈라고도 하는데 곰팡이를 피워 만들어 꼬릿꼬릿한 맛이라 호불호가 갈리는 치즈죠. 훼타 치즈는 그리스의 발칸에서 양젖 또는 우유로 만들어 신선한 상태로 먹게 만든 것이고요, 소젖으로 만들고 하얀 곰팡이로 덮여있는 프랑스 브리치즈, 까망베르는 프랑스 까망베르 지역에서 생산되는 부드러운 치즈랍니다. 그밖에도 많은 치즈가 있지만 요 정도로....
유로구르메는 주문을 따로 받으러 오지는 않고 커피전문점처럼 계산대에서 결제와 함께 주문하는 시스템. 음식은 받으러 가지 않아도 테이블로 가져다주고요. 아래처럼 아이패드에 음식 사진을 보면서 메뉴를 고르면 됩니다.
샐러드부터 쭉 메뉴 스캔해 볼까요.
샐러드 종류치고는 가격대가 좀 있네요. 바게트 샌드위치도 4가지 있고요.
이 집 대표메뉴라고 할 수 있는 라자냐....머스트 eat 아이템!
바게트를 도우로 이용한 피자.
그밖에 수프와 디저트용 케잌도 한 종류 있고요.
와인 2잔과 안주로 즐길 수 있는 모둠치즈&살라미 메뉴도 있네요(살라미는 훈제하지 않은 이탈리아식 드라이 소시지인데 피자 토핑으로 많이 사용하지요). 저녁식사 후 간단히 한 잔 즐길 때 적당할 듯. 아래 사진에 전시돼있는 와인도 캐주얼한 분위기처럼 부담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고 하네요.
자~ 메뉴판 구경은 그만하고 이제 테이블에 앉아 주문한 치즈요리들을 기다려 볼까요.
오븐에서 구워낸 따끈따끈 빵부터 가져다 주네요. 메뉴를 주문하면 기본 제공이고 리필도 가능합니다. 담백한 바게트가 완전 겉바안촉, 시작부터 감동모드. 이즈니 무염버터도 맛을 거들어주시고...
버터에 자꾸 손이 가서 마음이 찔려오면 이 쯤에서 주문을 외워야죠. 맛있으면 0칼로리~ 맛있으면 0칼로리~.
첫 접시는 나폴리 스타일 카프레제. 아름다운 플레이팅이죠? 마치 새하얀 구름 뒤로 뜨거운 태양이 숨어있는 듯한 ㅋㅋ...이런걸 실버라이닝이라 부르는 건가요?
생토마토 슬라이스 위에 두툼한 생모짜렐라 위에 말린 토마토를 또 얹었습니다. 소스는 발사믹식초와 올리브오일에 소금 후추로 살짝 간한 듯하고요.
샐러드 양이 꽤 많아서 이것만으로도 훌륭한 한 끼가 될 수 있겠네요. 안되면 말고~
두둥~ 드디어 시그니처 메뉴격인 라자냐가 등장하셨네요.
오븐용 라자냐 용기도 참 예쁘죠(색깔이 바뀌는 건 그만큼 여러 차례 먹었기 때문^^).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치즈가 침 강제 소환하는 비주얼.
식전이시면 좀 고문 같지만 치즈 늘어나는 것 좀 감상하실래요?
쭈~우우우우~욱.. CG 절대 아닙니다.
이래도 안 먹고 배겨? 하는 듯 공격적인 ‘치즈인더트랩’ 아니 치즈인더플레이트.
혹시라도 라자냐가 어떤 음식인지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이탈리아 파스타 요리 중 하나고요, 반죽을 얇게 밀어 넓적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자른 파스타를 속재료와 함께 층층이 쌓아 오븐에 구워 만든 요리. 오븐 스파게티는 많이 드셔 보셨죠? 스파게티면 대신 넓적한 파스타가 들어있다고 생각하시면 크게 다르지 않아요. 가는 국수가 아니니까 칼을 이용해 조금씩 썰어드시면 됩니다. 위에는 모짜렐라·그뤼에르 치즈가 덮여있지만 속에는 볼로네즈소스와 베사멜소스라는 것이 사용되고요. 그래서 부드러우면서도 짭쪼름한 치즈의 맛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는 요리랍니다.
쯔왑 쯔왑~ 먹다보니 어느새 빨간색 바닥이 드러났네요. 흑 T.T....라자냐 하나도 없자냐(주무룩)
라자냐 오븐 용기가 손바닥만해서 처음엔 이것 가지고 배가 찰까 생각이 들지만 곁들여진 샐러드와 바게트를 함께 먹다보면 나중엔 배를 두들기게 되지요. 빵은 추가 요청하면 더 내어 줍니다. 오븐에 구워서 주기 때문에 시간이 약간 소요되므로 부족할 것 같으면 미리 미리 요청하는 게 깨알팁.
이번엔 유러피안 피자를 맛볼 차례.
아우~ 영혼 털리는 비주얼. 평범한 피자빵같지만 바게트가 집에서 사다 해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네요. 간도 적당하고 치즈는 당근 고퀄이고....
바쁘니까 다음 메뉴로 고고씽~
볼로네즈 스파게티는 특별해보일 것 없는 비주얼. 그런데 한 입 두 입 먹다보니 특별하지는 않지만 자꾸자꾸 끌리는 매력이 있네요. 볼로네즈 소스라는 게 마트에 시판되는 종류도 많고 좀 흔하게 접하는 것이잖아요. 이 집 것은 느끼하고 무거울 수 있는 볼로네즈가 이렇게 담백할 수 있나 싶게 똑 떨어지는 맛이네요. 소스 하나 하나 직접 만들었다는 게 의심할 여지가 없는 듯.
치즈 전문점 답게 파마산 치즈도 넉넉히 올려져 있고요.
면 삶기도 알덴테는 아니면서도 푹 퍼지지 않고 끝까지 맛있더라고요. 기대 안 하고 시킨 메뉴까지 엄지 척!!
터프하게 제공되는 피클님 깜놀 ㅋㅋ.
이번 메뉴는 오리가슴살샐러드. 프랑스산 오리가슴살을 소금 후추로 간하고 각종 야채와 발사믹소스를 뿌렸습니다. 샐러드 만으로 부족해...난 고기가 필요해..이런 분들에게 추천할 만하고요.
빵과 함께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라자냐랑 겉모습은 비슷한 이번 메뉴는 벨지움 엔다이브 그라탕. 엔다이브라는 채소를 햄으로 감고 베사멜소스·그뤼에르 치즈를 올려 오븐에서 익혀낸 요리.
저기 연한 배추색같이 보이는 채소가 엔다이브입니다. 벨기에 꽃상추라고 한다던데, 요리프로에서만 봤지 저도 이번에 처음 경험한....그런데 특별한 맛이 나거나 하진 않더라고요. 그냥 푹 삶은 무우 같기도 했던...
그런데 이 시점에서 드는 한 가지 의문점. 각종 치즈와 버터 등이 사용된 요리들을 잔뜩 먹는데도 전혀 느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건 왜일까요? 단지 느끼한 음식을 잘 먹기 때문은 아닌 것 같은데요, 양질의 치즈를 사용하기 때문일까요? 다른 음식점에서 먹었던 라자냐, 그라탕 등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점입니다. 좋은 재료와 셰프의 조리법 덕이라는데 살며시 한표 걸어봅니다. (치즈 is 뭔들^^)
프렌치에멘탈 샌드위치. 역시 샐러드와 토마토는 기본 옵션.
에멘탈치즈와 드라이 토마토도 양상추 사이에 보이네요. 속 재료 신선하고 좋은데 바게트가 단단하고 좀 큰지라 여자들이 먹기에는 좀 불편할수도 있는...그리고 까칠한 바게트빵 표면 때문에 입천장이 다 까져요. 주의 요망.
혹시 세심한 분이라면 알아차리셨을 수 있는데, 주바리가 포스팅할 때 보면 사진의 갯수와 맛이 비례한다는 점....눈치채셨나요? 맛있을수록 방문 횟수도 많고, 그만큼 다양한 메뉴를 먹어보기 때문이죠.^^ 여기 유로구르메도 사진의 양이 어마어마하지요.ㅎㅎㅎ
몇 명이 방문하든 테이블이 초토화되는 신기한 효과....
요건 그 당시 메뉴에는 없던 서비스 샐러드(현재는 메뉴판에 올라있고요). 생모짜렐라치즈처럼 생겼지만 안쪽이 마치 연부두같은 식감을 가지고있던 새로운 치즈. 직원 분이 뭐라뭐라 설명을 해줬는데 어려워서리 기억이 가물가물. 맛이 좋았다는 건 학~실히 기억.
역시 느끼느끼 메뉴라 그런지 여성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네요. 1층이지만 창밖의 전경도 탁 트여 좋습니다. 유럽의 여유(?)가 느껴지는 ㅋㅋ
날씨가 따뜻할 땐 테라스 쪽에서 즐기면 더 좋을 것 같고요.
맛 보는 것만으로도 유럽의 미식가로 만들어 줄 듯한 맛집, 유로구르메 더 럽~♥
가격이 초큼 비싸다는 점과 일하시는 분들이 초큼 무뚝뚝한 점이 흠이라면 흠이었네요^^
◇몹시치즈케이크
이번엔 디저트로 즐기는 치즈에 퐁당 빠져보실까요.
초콜릿케잌으로 홍대 상권을 단숨에 녹여버린 몹시초콜릿케잌의 2호점 격인 몹시치즈케이크입니다. 특이하게도 주문과 동시에 굽기 시작하는 케잌으로 유명하다더군요. 궁금함을 가득 안고 방문해봤습니다.
저 주방 안에서 맛있는 케잌이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구워지고 있고요. 카운터에서 주문하고 계산을 하면 테이블로 서빙해 줍니다.
헉! 그런데 케잌 가격이 만만치 않군요. 당연한 것이겠지만 차가운 케잌보다 바로 굽는 케잌 가격이 훨 비싼...
기본이니까 클래식치즈케잌 먼저 맛봤습니다. 바삭한 스낵 부스러기(?ㅋ)와 함께 나오네요. 지나치게 달지도 짜지도 않고 기본에 충실한 꽤 맘에 드는 치즈케잌입니다.
바삭한 식감을 추가하고 싶을 땐 요렇게 묻혀서.....
이 곳도 시작부터 실망시키지 않는 퀄리티를 보여주시는...
이번엔 바로구운치즈케잌...국자만한 ㅋㅋ 용기에 나오네요...오븐에서 바로 나왔기 때문에 손잡이가 무척 뜨겁습니다. 주의가 필요한... 차라기 헝겊으로 된 손잡이를 씌워서 서빙해주면 어떨까 하는 2% 부족한 서비스의 아쉬움이 남았던 대목.
하지만 뜨거워서 호~호~ 입속에서 불어가며 먹는 맛이 몹시.....행복하군요. 그동안 치즈케잌 좀 먹고 돌아다녀봤지만 이렇게 뜨거운 치즈케잌은 첫 경험이네요. 훨씬 부드럽고 입안에서 사르르 사라지는 느낌.
이번 것은 바로구운 베리베리 치즈케잌. 치즈케잌은 기본 메뉴와 동일하고 위에 토핑만 얹었습니다. 블루베리 좋아하는 여성분들의 취향저격.
새콤한 맛이 추가되어 또다른 매력 발산.
으~살찌는 소리 들리는 듯....마지막으로 맛 본 바로구운 호두 치즈케잌. 호두 싫어하시는 분 또 없죠. 시나몬도 추가돼서 조화로운 입안의 향연이....
앙~ 사진으로 이 질감이 표현될까요. 또 먹고 싶네요. 사실 제가 엄청 많이 먹은 것 같지만...이 아이들 양이 엄청 적다구요.
사이즈 비교하시라고 아이폰6(플러스 아님)과 인증샷. 몹......씨 작은 것 맞죠.
물병도 여자 취향.
싹싹 핥아먹고 싶을만큼 녹는 맛...
커피머신은 란실리오를 사용하시네요. 이탈리아 커피머신 브랜드인데,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지난번에 커피박람회에 가서 구경한 적이 있는...
제법 지명도 있는 머신에 비해 커피 맛은 그냥저냥~ 원두상태가 최상이 아닐거라 추정돼는....굳이 커피 마시러 갈 만큼의 맛은 아니군요. 이 집은 로얄밀크티가 유명하다니까 그걸 드시는 게 나을 듯. 머그잔은 맘에 드네요. 프랑스 르쿠르‘땡’의 것.
오~ 이 곳 파티셰가 프랑스 세계적 르꼬르동 블루 출신이신가봐요. 홍보효과 지대로~
여기도 여성들로 드글드글. 간혹 보이는 남자분은 여친에게 끌려왔겠죠^^
정말 몹...시 비싸지만(조금 저렴한 점심값과 맞먹는), 몹....시 맛있어서 불만없이 나온 몹시치즈케이크였습니다.
지금까지 치즈를 사랑하는 쥐띠여자 주바리의 ‘취향저격 메뉴’ 치즈요리를 소개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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