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 기피증환자인 주바리(바리= 바리스타:Barista의 줄임말), 그녀가 ‘MSG의 필요악’을 외치는 직속상사 만부장의 ‘줏대 없는’ 미각을 교화시키겠다는 사명감으로 까칠한 맛집 탐험을 시작한다.
어이~ 주바리....밥이나 먹으러 가지.
오~ 만부장 오랜만에 등장하셨네요. 요즘 만부장은 왜 안 나오시냐고 궁금해하는 사람이 무려 3명이나 있었어요.
ㅎㅎㅎ 그래? 내가 은근 팬이 좀 많은 편이지
ㅋㅋ 오랜만인데 뭘 드시러 가실까요?
흠....(고민하는 척)...짤라? 삼겹살? 보쌈?
허걱... 입맛은 지고지순 한결같으시네요. 혈압도 높으시면서 기름진 고기는 좀 멀리해야 하는 거 아니심? 이번 기회에 제가 베지테리언을 위한 건강한 맛집을 하나 소개해 드리지요.
◇베지테리언의 성지, 슬런치 팩토리
상수역 4번 출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캐주얼 레스토랑입니다. 채소 위주의 건강한 메뉴를 주로 판매하는 곳으로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에겐 성지와 같은 곳이죠. 그렇다고 건강하기만 하고 맛은 없는 그런 집은 아니니 걱정 붙들어 매시고...
몇년 전부터 이효리, 김제동, 이하늬 등 연예인들 사이에서 채식주의자가 늘어나면서 일반인들의 관심도 좀 늘었는데요, 그래서 저도 채식을 해볼까 고민한 적이 있지만...약 30초 후에 생각을 거뒀지요...아직은 안심 스테이크, 탕수육의 황홀한 맛을 포기하긴 힘들 듯 ㅋㅋ
여기 슬런치 팩토리는 간판이 작아서 눈에 잘 띄지않을 뿐더러 식당 외관은 흡사 진짜 공장같이 느껴지는데요. 뚝딱뚝딱 이 안에서 건강한 슬로우 푸드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빈티지 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이죠? 주방도 완전 오픈형으로 마치 미술전공한 친구네 집 넓은 주방 겸 식당에 놀러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하네요.
메뉴판도 아기자기한 게 참 이쁘죠?
그런데 베지테리언, 즉 채식주의자에도 단계가 있다는 거 알고 계세요? 채식주의자라고 풀만 먹는 건 아니랍니다.
포유류는 먹지 않고 조류, 해산물은 먹는 세미(뭐, 거의 채식 흉내내는 정도라고 할 수 있죠). 조류를 포함한 모든 육류를 멀리하고 해산물까지만 먹는 페스코, 우유 치즈 등의 유제품만 허용하고 육류 해산물 계란까지 먹지않는 락토, 그리고 완전한 채식의 단계라고 말할 수 있는 비건... 이런 분들은 직장에서 회식하고 그러면 참 곤란할 듯, 특히 만부장의 부하직원이라면 사회생활에 큰 지장이 따를 것 같은....ㅋㅋ
슬런치팩토리의 메뉴는 이런 단계별 채식주의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메뉴가 구성돼 있어서 참 좋더라고요. 특히 육식주의자들도 먹을 수 있는 쇠고기덮밥, 치킨커리 같은 메뉴가 있어서 채식하는 사람, 육식하는 사람이 함께 식사할 수 있어서 식당 선택의 고민을 줄여주더라고요.
‘비건’ 흉내내보려고 가지버섯샐러드를 시켜봤습니다. 샐러드지만 차가운 샐러드가 아니라 올리브유를 둘러 살짝 볶아낸 따뜻한 샐러드라서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한 한 접시.
큼지막하게 썬 가지와 버섯, 녹색 보라색 야채들을 소금과 후추로만 간해서 아주 담백하게 맛있네요. 딱 제 스타일~
요 아이는 ‘페스코’를 위한 메뉴인 새우쌀국수 샐러드. 이 집 음식의 특징은 과도한 양념을 배제하고 재료 자체의 신선함으로 승부한다는 점이죠. 굿~굿~ 특히 후추를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저처럼 후추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환영이지만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조리하기 전에 미리 말씀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접시 색깔도 참 예쁘죠? 음식을 담는 그릇의 색깔과 식욕도 관련이 있다는 거 아세요? 빨간색 접시는 식욕을 더욱 촉진시키고, 파랑이나 보라색 식기는 식욕 억제 효과가 있다네요. 만부장은 가급적 푸른색 접시에 드시길 추천.....
고기 없는 식사를 힘들어 하시는 만부장 같은 분들을 위한 메뉴인 매운 쇠고기 덮밥. 이날만 그랬던 건지 늘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이 메뉴만큼은 간이 좀 센 듯해서 아쉬웠던....게다가 중국집처럼 접시의 이가 많이 빠져있네요. 그닥 기분 좋지는 않았던....
수란이 올려져있어서 톡 터뜨려 먹는 재미는 보너스~
새우쌀국수 샐러드에는 동양적인 스타일의 소스를 끼얹어 먹게 돼있고요. 브로콜리와 각종 몸에 좋은 야채가 듬뿍 들어있습니다.
슬런치 팩토리는 아직 덜 알려져서 그런지 복닥복닥하지 않아서 혼자서 식사하기에도 아주 편안하더라고요. 어때요?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지 않으세요?
으...응...건강해지는 맛이겠지.....근데 뭐든 억지로 먹는 것보다 맛있게 먹는 게 건강해지는 지름길 아닐까? 난 맛있는 걸 먹고싶다규~
쳇, 어쩔수 없군요. 그렇다면 선배가 애정하는 삼겹살을 최대한 ‘덜 해롭게’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합죠.
◇돼지테리언의 행복, 나무향기
광화문 일대 직장인들의 회식장소로 인기인 나무향기입니다. 오리와 삼겹살을 장작구이로 초벌한 뒤 테이블에서 구워먹는 방식.
훈제오리 주문은 1인분 씩이 아닌 한마리 혹은 반마리 기준으로 시킬 수 있고요, 통삼겹바베큐도 400g씩 주문 가능합니다. 주로 회식할 때 가기 때문에 큰 불편은 안 느껴졌지만 2명이 가서 먹을 땐 1인분 양이 없어 아쉬울 수도 있을 듯. 점심에는 삼겹살과 훈제 반반을 13,000원의 가격으로 제공되니 참고하시고요.
참나무 장작으로 훈제한 통삼겹살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져서 서빙 됐네요. 기름기가 쏙~ 빠져있어 저같이 삼겹살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먹기 부담스럽지 않겠죠?
훈제오리 한마리 분량. 반마리도 주문 가능하고요.
삼겹살에 웬 드라큐라가 문 듯한 2개의 구멍은 뭘까요? ㅋㅋ 통삼겹으로 장작구이할 때 끼운 2개의 꼬챙이 자국인듯...
기본 반찬과 쌈 싸먹을 재료들도 깔끔하고 맛깔납니다.
자 이제 불판에 올려볼까요? 이미 다 익혀져서 나온거라 겉만 노릇노릇하게 구워주면 됩니다.
알맞게 구워졌으면 요렿게 깻잎과 무 절임으로 쌈싸서 한 입~
묵은지에 싸서 또 한 입~
여긴 고기도 고기지만 여러가지 쌈 재료가 매력이네요. 야채를 땡기게 하는 고기랄까요.
요건 소갈비살이 포함된 향기모둠장작구이. 오리, 돼지, 쇠고기를 고루 맛볼 수 있는 메뉴인데, 꼭 먹어봐야할 맛까지는 아니었던... 그냥 오리나 삼겹살이 더 만족도가 높은 편이네요.
광화문 나무향기는 주변에 회사가 많은 관계로 회식장소로 인기가 많은 곳이라 예약하지 않고 가면 기다리기 일쑤니까 참고하시고요. 어때요, 만부장 취향에 맞으시나요?
그렇치, 바로 이거야 이거. 베지테리언은 개뿔, 난 그냥 평생 돼지테리언할란다. 돼지랑 나랑,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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