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했던 벚꽃들이 봄바람에 다 떨어지고 있더군요. ‘벚꽃연금’이라 불리는 봄캐럴송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도 예전만큼 많이 나오진 않더라고요. 사실 주바리 취향에는 ‘벚꽃엔딩’같은 달콤한 노래보다 십센치의 ‘봄이 좋냐’가 더 와닿는데 말이죠.
‘♬봄이 그렇게 좋냐 멍청이들아~♪벚꽃이 그렇게 이쁘디 이 바보들아~’ 앗! 그런데 의문의 1패 당한 이 기분은 뭐죠? ㅎㅎ
벚꽃이 곧 진다고 너무 아쉬워하지는 마셈. 비록 벚꽃은 ‘엔딩’이라도 우리의 식욕은 사시사철 ‘네버엔딩’이잖아요^^. 주바리가 막바지 꽃놀이 하고서 들를 만한 ‘꽃보다 맛있을지도’를 공개해드립죠.
◇여의도, 벚꽃구경 사람구경에 지치면 <오케이버거>
벚꽃축제의 대명사 여의도부터 찍고 갈까요? 아이들과 함께 꽃구경 나왔다면 수제버거로 점수 따는 건 어떨까요.
여의도역 인근 ‘오케이버거’는 일본인 프렌치셰프 스스무 요나구니가 레스토랑 오키친에 이어 런칭하고 그의 아내인 푸드아티스트 오정미씨가 매장을 꾸민 개성 넘치는 공간입니다. 햄거버 가게답게 캐주얼한 미국의 펍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죠. 물론 바닥에 페인트를 엎지른 듯한 컨셉은 생각하기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요.
아래 사진에 계신 분이 바로 스스무 상.
다양한 맥주도 준비돼 있어요.
세계 화폐 시계, 이것도 오정미씨가 즐겨하는 아트이신 듯.
케첩은 역쉬 하인즈죠ㅋ.
기본인 OK버거와 블루치즈버거 외에도 제주흑돼지·소프트쉘 크랩 등 개성 있는 재료의 메뉴가 패스트푸드와는 다른 ‘하나의 요리’임을 느끼게 해주더라고요. 번에 새긴 오케이마크에서도 자부심이 느껴지는....
번(햄버거빵)도 부드럽지만 두툼한 패티에 육즙은 물론이고 숯불의 향이 그대로 살아있어 좋군요.
무너뜨리지 않고 컷팅하는 것도 기술 ㅋㅋ
요건 블루치즈버거인데요. 콤콤한 블루치즈가 듬뿍 들었고 신선한 루콜라도 많이 들어서 좋네요. 하지만 제 취향에는 오히려 치즈의 향이 너무 강한 지라 숯불향 나는 패티의 장점까지 가려버린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함께 곁들여 나오는 피클도 흔한 햄버거 가게나 피자 가게에서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고기 외에 다른 것이 보이지 않는 패티... 간도 소금과 후추만으로 심플하게 한 듯하고...
이 아이는 김치를 넣은 독특한 버거.
이건 오래 돼서 기억이 가물....아마도 BBQ?
멕시칸버거에는 고수가 있으니 꺼리는 사람에겐 비추!!
프렌치프라이즈(벨기에인이 들으면 화날....)를 추가한 접시.
요건 램 스카치 에그 라는 사이드 메뉴인데요, 안에 수란에 가까운 계란이 들어있고 겉을 다진 양고기로 감싸 튀겨냈나 봅니다. 이색적인 메뉴.
돼지껍질 팝콘도 매우 독특한 메뉴이니 도전해 보시길...^^
매장도 멋지고 맛도 멋진 여의도 오케이버거. 그런데 오케이버거의 햄버거들은 매우 두껍다보니 한입에 베어 먹기도 힘들고 칼로 썰어먹기도 쉽지가 않아 깔끔하게 먹긴 무리니까 썸 타는 사이는 가급적 가지 말길 충고하는 바입니다^^.
◇석촌호수 돌고 즉석떡볶이로 추억여행 <모꼬지에>
잠실 석촌호수를 에워싼 벚꽃도 예쁘기로 유명하죠. 올해는 여의도벚꽃축제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인기도에서 여의도를 물 먹였다는 뉴스도 있더라고요.
3년 전 석촌호수에 설치돼 큰 인기를 끈 러버덕 기억나세요? 올해는 같은 작가의 스위트 스완이 전시되고 있으니 남친이나 남편에게 가자고 할 핑곗거리 하나 더 늘어난 셈이죠.^^
한 바퀴 다 도는 데 한 시간 이상 너끈히 걸리니 탄수화물 충전이 필요하겠죠? 어릴 적 추억의 즉석떡볶이를 맛볼 수 있는 ‘모꼬지에’를 소개합니다.
흠....그런데 간판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어째 그 전에 호프집 혹은 가라오케? 였을 듯한 분위기 ㅋ.
식당은 지하에 위치해 있습니다. 줄 서기 싫어 오후 4시 애매한 시간에 방문했죠.
‘모꼬지’는 놀이나 잔치라는 뜻의 순우리말이고 ‘에’는 장소를 뜻하는 조사라고 하네요.
가게 분위기는 이렇고요. 분식집이라기엔 좀 칙칙. 애매한 시간에도 손님들로 북적.
여고 앞이라 원래도 손님이 많았는데 수요미식회에 방송된 후엔 더욱 인기몰이 중이라고.... 수요미식회 추천메뉴도 따로 있네요.
즉석떡볶이 3인분 분량에 오뎅 추가, 소스는 반반(고추장+짜장)으로 주문했습니다.
치즈 사리도 추가. 여기는 처츰 주문할 때 사리를 꼭 함께 주문해야 한답니다. 중간에 먹다 사리를 넣으면 맛없기 때문이라는데요. 설마 귀찮아서 그런 건.....아니라고 믿고 싶네요.
떡볶이가 끓기를 기다리면서 비빔만두 먼저 맛을 볼까요? 튀긴 만두(당연히 수제는 아닌) 6개와 가운데는 쫄면이 콜라보 된 메뉴.
양념이 고루 섞이게 비벼서 먹으니 30여년전ㅋ 학교 앞에서 먹던 그 쫄면 맛이 회상되네요.
떡볶이가 끓기 시작하면 치즈사리 전격 투하. 짜장이 섞였기 때문인지 크게 맵지는 않네요. 매운 것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소스 선택을 고추장만 하시는 게 나을 것 같기도...
마지막엔 역시 밥을 볶아야 제 맛이죠. 특별히 들어가는 재료는 없지만 김가루와 참기름만으로도 먹을 만하네요.
입가심은 딸기빙수가 제격. 방송에선 맛있다고 호들갑을 떨던데 전 그냥 그렇더라고요 ㅋㅋ. 걍 재미 삼아 먹어볼 만.
모꼬지에는 식당이 지하라 좀 칙칙하고 청소상태가 아쉬웠던 점은 개선 요망! 이 집은 솔직히 특별히 맛있는 집이라기보다는 ‘어릴 적 추억을 먹는 공간’ 정도라고 생각하는 게 실망감을 줄일 수 있을 거예요.ㅋㅋ 티비 출연했다기에 가서 맛봤는데 우리 동네에도 이 정도 하는(혹은 더 맛있는) 떡볶이 집은 많다는^^...일부러 가서 먹을 정도는 아니라는 점~~
◇개나리는 응봉산 목살은 <땅코참숯고기>
벚꽃보다 먼저 봄소식을 물고 오는 개나리도 참 예쁘지 않아요? 성동구 응봉산은 강변북로를 끼고 있어 출사 명소로도 유명하죠. 개나리축제는 끝났지만 서두르면 아직은 노란 물결을 볼 수 있더라고요. 야트막한 응봉산은 쉽게 오를 수 있어 가족과 나들이에 참 좋죠. 등산으로 땀 뺐으면 체력보충이 필요하겠죠? 근처 행당시장에 있는 ‘땅코참숯고기’로 가보실까요?
돼지고기 구이가 맛있기로 정평 난 이 집은 1호점과 2호점이 아주 가까이 있는데 두 군데 다 대기시간이 좀 있습니다. 손님이 대기번호를 떼가게 해둔 시스템....맘에 드네요. 일요일 7시반쯤 방문했는데 10-15분 정도 기다리다 자리를 잡았습니다.
요 불판이 기성제품이 아니라 고기를 맛있게 익히기 위해 물결 무늬로 따로 주문해 제작했다네요. 상호대로 숯은 당연히 ‘참숯’이라는 거 확인했고요.
고기 맛있게 먹는 법 안내....
1인분씩 주문이 가능한 점, 매우 바람직하네요. 목살 하나 갈매기살 하나 주문했습니다.
김치와 콩나물무침을 불위에 올려 먹는 것도 특색있네요. 이런 사소한 것들이 손님을 끌어모으는 비결이기도 할듯.
고기는 사장님이나 직원들이 손수 다 테이블마다 구워줍니다. 집게랑 가위 잡을 일 없이 맛있게 드시면 됌.
미남? 사장님이 연신 멘트를 날리면서 고기를 잘 구워주시더라는... 본인이 하시는 일과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많아 보여서 좋더라고요.
노릇노릇 잘 구워졌으면 지체없이 입안으로 투척! 오~ 육즙이 촉촉한 게 괜히 인기 맛집은 아니군요. 생고기의 좋은 질감이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론 목살보다 갈매기살의 식감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인기메뉴는 목살과 삼겹살이라고.
울릉도 명이나물 초절임에 싸먹으면 크~ 듁음이죠.
주인장 내외가 직접 볶아냈다는 소금에 고춧가루, 깨소금, 후추 등을 섞어 만든 양념에도 찍어 먹어 보고...
다 구워진 고기는 타지않게 안전한 대기실로 이동 ㅋㅋㅋ
기본으로 나오는 요 찌개도 맛있네요. 비지찌개 같이 생겼는데 비지는 아니고 콩을 갈아서 김치와 함께 끓여낸 콩찌개. 서비스로 나오는 것치곤 훌륭한 맛이더라 싶더니 추가할 땐 3000원 지불해야 된다고.
돼지고기, 콩찌개, 콩나물무침의 콜라보가 매우 즐거운 식감을 선사해줍니다.
음~ 사진 보니까 침 고이네요.
2호점에서 먹고 나가는 길에 본 1호점 풍경...여기도 바글바글. 사장님 얘기에 따르면 노원에 분점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서식지가 그쪽이신 분들 참조하세용.
자~그럼 벚꽃은 엔딩이지만 맛있는 음식 드시고 모두 꽃길만 걷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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