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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점심

구워라 마셔라, 지글지글 송년회 - ‘회식 추천 맛집 3곳’

MSG 기피증환자인 주바리(바리= 바리스타:Barista의 줄임말), 그녀가 ‘MSG의 필요악을 외치는 직속상사 만부장의 줏대 없는미각을 교화시키겠다는 사명감으로 까칠한 맛집 탐험을 시작한다.

 

 

 

~벌써 올 한해도 다 갔구먼. 슬프도다. ‘한 곱뿌생각이 절로 나는구나.

 

ㅎㅎㅎ 술먹을 핑계도 여러가지네요. 그나저나 그 말을 들으니 벌써 송년회 시즌이 돌아왔네. 우리 부서는 장소를 어디로 잡을까요. 미리미리 예약 하지 않으면 자리 잡기 쉽지 않을텐데. 올해는 뭐 좀 색다른 송년회를 기획해 볼까요?

 

역쉬~ 송년회에는 지글지글 숯불 좀 피워줘야 제 맛이지.

 

그러구나... 우리 부원들에겐 와인 송년회나 공연 송년회 따위는 다른 세상 이야기인 거구나. 부원들에겐 제가 부장이 되는 날까지 꿈도 꾸지 말라고 전합죠. ㅋㅋ

회식비도 넉넉지 않은 우리 부서지만 입도 마음도 훈훈하게 채워줄 송년회 추천 고깃집 소개 들어갑니다. 주요 서식지에서 고르다 보니 종로~마포 일대에 편중된 점은 이해해 주세요.

 

 

언젠간 우리도 소고기 사묵겠지 보건옥(쇠고기 등심)

 

회식할 때 쉽게 먹지 못하는 양질의 쇠고기를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게 제공하는 곳이랍니다. 원래 불고기나 점심시간대에 육개장, 김치찌개 등으로 유명한 곳인데요, 국내산 한우 쇠고기 등심도 150g 2만원에 맛볼 수 있습니다. 호주산도 아니고 육우도 아닌 한우를 이 가격에, 또 평균 이상의 질을 보장한다면 우리도 먹어볼 만하지 않아요? 불고기는 1인분 13000, 삼겹살도 9000원으로 저렴하게 준비돼 있으니 만부장은 굳~이 그걸 드시겠다면 말리진 않겠어요.

 

 

 

 

 

 방산시장 골목에서만 40년째 음식을 팔고 있다면 기본적으로 신뢰가 가지 않아요? 근처의 우래옥이 평양냉면(12000)과 불고기(3만원)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가격표를 보면 후덜덜 합니다. 물론 비싼만큼 더 맛있긴 하겠지만 그에 비해 반값도 안 되는 지출로 그에 못지않은 맛을 제공받을 수 있다면 고급스러운 차림과 서비스 정도는 기꺼이 포기할 수 있겠지요.

 

 

   마치 치익 소리가 나는 것 같지 않으세요?^^

 

  

등심구이는 주물럭 스타일로 나와요. 그렇다고 세게 양념한 것은 아니고 약간의 소금, 기름, 다진 마늘 정도로 풍미를 더해준 정도고요. 자주 뒤집지 말고 앞뒤로 한 번만 치익 구워준 후 입 속으로 호로록~

보건옥엔 2층에 넓은 공간이 있으니까 우리처럼 소규모 부서가 송년회 하는 데도 무리가 없을 거예요. 식당 내부가 지저분 한 거는 좀 마이너스. 저처럼 '깔끔한 여자'들은 좀 싫어하겠네요.^^

 

 

 

  불고기

 

 

2차까지 팁을 드리자면 보건옥에서 등심이나 불고기를 드신 후, 입가심으로 맥주 대신 우래옥의 평양냉면 한 사발 들이키면 캬~ 정말 그 어느 해보다 판타스틱한 송년회가 될 것 같은 행복한 예감....^^

보건옥 >> 서울 중구 주교동 89-1 Tel : 02-2275-3743

 

 

 

 

마포의 숨은 강자 버그네(차돌박이)

 

 

 

개인적으로 제가 러브러브하는 우리 동네 맛집이에요. 지하철 6호선 대흥역 부근에 있고요. 블루리본 서베이나 다이어리R 같은 맛집 전문서적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주바리의 이름을 걸고 마포의 숨은 강자라고 자신 있게 추천하는 곳입죠.

여긴 만부장이 애정하는 삼겹살은 없어요. 고기메뉴는 차돌박이와 소불고기 딱 2가지만 있습니다. 단촐한 메뉴에서 벌써 내공이 느껴지지 않으심? ㅋㅋ

제가 이곳에 반한 이유는 차돌박이 고기 상태도 좋지만 숙주와 함께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고기는 가급적 야채와 함께 먹는 게 좋잖아요. 더군다나 숙주는 무한리필로 제공해 주십니다.(만부장은 고기 무한리필을 원하시겠지만 -.-)

 

 

 

 

 

 

막간을 이용해서 숙주의 효능에 대해 알아보고 갈까요?

숙주는 녹두를 키워 만든것이기 때문에 해열 해독작용을 한답니다. 술 많이 마실때 좋겠죠? 독소 배출에도 좋고, 피로 회복·이뇨작용에도 도움을 준다니까 특히 고기 회식 때 곁들이면 굿이겠어요.

 

버그네의 또 하나 매력 포인트는 이 소스예요. 일명 마약소스’.

간장을 베이스로 마늘, 파 등이 들어간 이 소스에 매콤한 '마약가루'를 별첨한 후, 잘 구워진 차돌박이와 숙주를 함께 찍어서 먹으면 와~, 입안이 행복해진답니다. 사실 차돌박이가 맛있긴 하지만 먹다보면 좀 느끼하잖아요. 여기서는 숙주와 함께 먹으니까 그런 걱정이 없더라고요. 아삭아삭한 식감도 좋고, 야채를 많이 먹는 다는 느낌에  몸에도 덜 죄책감이 들고요.(더 좋은 건 이 숙주 덕분에 씨름선수가 아닌 이상 한 사람당 1인분 이상은 먹기 힘들기 때문에 만부장의 카드 압박에도 도움을 줄 거예요ㅋㅋ)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독될 만한 맛이 여기서 끝이 아니랍니다. ‘마약 된장찌개도 있어요. 차돌박이가 들어 있는 이 찌개는 칼칼하면서도 집에서 끓인 듯한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있어 공깃밥한그릇을 뚝딱 비워내게 만들지요. ~ 말하면서도 침이 고이네요^^

 

 

침 닦아라~ ㅋㅋ

 

버그네 >> 서울 마포구 염리동 154-10 1층   Tel : 02-803-6304

 

 

 

 

소탐돼실하지 않으려면 - 용문갈비(양념돼지갈비)

 

돼지갈비도 삼겹살 다음으로 회식 때 빼놓을 수 없는 메뉴죠. 그런데 전 달달한 양념의 돼지갈비는 싫더라고요. 대표적으로 돼지갈비 맛집으로 유명한 화동갈비같은 곳은 고기도 좋고 숯불도 좋고 그렇긴 하지만 달달한 양념이 제 취향은 아니더라고요. 그런 곳은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족 외식 때 좋을 것 같고요.

제가 경험한 최고의 돼지갈비라고 하면 인천의 부암갈비 집이지만 회식하러 거기까지 갈 순 없는 노릇이고요.

 

 

 

제가 추천하는 용문갈비는 달달함 보다는 오히려 칼칼한 맛으로 사랑받는 오래된 맛집입니다. 용산 용문시장 인근에서 무려 73년부터 장사를 시작했으니....와 제 나이와 맞먹는 연륜(앗! 이런.....)

어때요? 간판만 봐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죠. ‘나 내공 있는 집이다말하고 있는 듯해요.

 

 

참숯을 사용하지 않고 합성탄을 쓰는 점은 아쉽지만 그걸 충족시키려면 단가도 올라가는 걸 감수해야하니 참아줘야겠죠?

메뉴판에 수입고기는 취급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단호해 보이네요. 돼지갈비치고 저렴한 편(14000)은 아니지만 고기의 질과 양(250g)을 생각하면 그리 아깝지 않은 가격이더라고요. ‘엉터리로 하는쇠고기 먹고 불만족스러운 것보다 제대로 하는 돼지고기 먹는 게 훨씬 이득이에요. ‘소탐돼실(쇠고기를 탐하다 돼지고기도 못 얻어먹는다)’ 하지 않는게 좋죠 ㅋㅋ.

  

 

 

 

 

 

 

 ~ 구워볼까요? 양념갈비는 자주 자주 뒤집어 줘야 하는 거 아시죠? 불판이 타면 얘기하기도 전에 바로바로 바꿔주시는 종업원들의 센쓰~ 칭찬할 만하구요. 알맞게 구운 고기를 요 고추장 양념스러운 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있어요. 이 집만의 레시피인듯. 파채와 함께 상추에 싸서 먹어도 맛나지요. 냠냠

 

  부장, 쌈싸먹어..요 ㅋㅋ

 

이 집의 화룡정점은 후식으로 나오는 미니 냉면이에요. 이것 때문에 따로 밥을 시키지 않아도 충분히 식사의 마무리가 되더라고요. 서비스로 내어주는 메뉴임에도 평균 이상의 수준을 보여줘요. 또 후식으로 적당히 달달한 식혜도 제공하니까 잊지 말고 챙겨 드세욤.

 

 

용문갈비 >> 서울 용산구 용문동 18-19  Tel : 02-712-3900

 

 

 

 

어떠셈? 송년회 회식장소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시나요? 

 

근데 어쩌지, 벌써 회사 앞에 OOO식당 예약했는데...

 

~ 이렇게 열씨미 추천해봤자 결론은 몇 년째 삼겹살... 아이고 연타석으로 의미 없다!!!

 

 

 

그...

러...

나...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저희 부서의 송년회는 보건옥 쇠고기 등심으로 훈훈하게 치러졌다는 후문,,,,

 

 

 

맛집 추천 jooh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