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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품격

라떼는 말이야…이 집이 최고야!

요즘 시대에는 직장에서 후배 앞이나 집에서 자녀들 앞에서도 피해야 할 금기어가 있는데요. 바로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말입니다. 꼰대가르송·나일리지·핑프·오륙도 등등 꼰대를 지칭하는 신조어에 ‘꼰대력 테스트’까지 유행한다는 것이 남일 같지만은 않은 웃픈 현실이네요.
꼰대가 되고 싶지 않다면 ‘노오력’이 필요합니다. 꼰대라떼 대신 ‘라떼는 이 집이 참 맛있더라’, 이런 추천을 해주는 선배나 상사가 되는 건 어떨까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후배를 위해선 ‘아아’나 ‘아라’로 알아서 주문해 주는 센스까지 겸비하면 더 좋고요^^.

■호랑이
일명 힙지로로 불리는 을지로, 그곳의 세운상가와 연결된 대림상가 3층에 위치한 카페 ‘호랑이’는 라떼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편입니다. 당최 카페가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 전기전자제품 매장들이 즐비한 곳을 지나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쪽으로 가보면 레트로한 분위기의 ‘호랑이’ 간판이 보입니다.

호랑이라떼

‘호랑이라떼’는 원두의 향과 우유의 고소함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딱 라떼의 교과서적인 맛이라고 평하고 싶어요. 우유거품은 매우 쫀쫀해서 입술에 닿는 느낌이 마음마저 부드럽게 녹여주네요. 3500원이라는 가격마저 착하지만 메뉴는 아메리카노(4000원, 아메리카노가 더 비싼 건 무슨 까닭일까요?ㅋㅋ)와 호랑이라떼 딱 둘뿐이니 참고하세요. 사이드메뉴인 ‘후르츠산도’도 인기 메뉴랍니다.

■ 테일러커피
양복점의 재단사(tailor)를 뜻하는 단어를 상호로 사용해 옷을 만들 듯 손님 한 명 한 명의 커피 입맛을 맞춤해 주겠다는 멋진 의미를 담고 있는 ‘테일러커피’는 홍익대 앞 서교동에서 태어나  연남동을 포함해 5개의 매장과 최근엔 신사동까지 확장한 스페셜티커피 전문점입니다.

플랫화이트

특히 붐을 일으킨 메뉴는 ‘플랫화이트’인데 일반 라떼보다 우유의 양과 거품이 적은 커피입니다. 평소 라떼를 좋아하지만 커피 향이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딱 취향저격일 듯. 원두도 산미가 좋은 것과 고소한 맛 중 원하는 것으로 고를 수 있어 그야말로 내 입맛에 ‘맞춤’ 할 수 있죠. 한 입 마셔보면 우유는 그냥 거들 뿐 향이 좋은 커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엄지 척.

블루지

테일러커피의 시그니처 메뉴들도 인기인데, 크림모카·블루지·아인슈페너 등은 달달함이 한 스푼 첨가된 음료니 당 떨어졌을 때 주문하면 행복감을 맛볼 수 있을 거예요. 테이크아웃을 하면 2000원이나 할인된 가격(핸드드립 제외)이라는 점도 꿀이네요.

■ soosoo커피
산미가 풍부한 스페셜티커피로 사랑받고 있는 ‘soosoo커피’는 광화문 D타워와 강남에 몇 군데 매장을 가지고 있는 커피 맛집이죠.

이 집의 시그니처메뉴 중 최고 인기인 ‘퐁당라떼’는 초콜렛이 퐁당 빠져 있는 달콤한 커피 메뉴인데요. 초코시럽이 컵을 타고 흘러내리도록 연출한 모습에 비주얼부터 눈길을 사로잡죠.. 또 다른 시그니처 ‘더티비엔나’는 진한 에스프레소에 우유을 섞고 프레시한 크림을 올린 후 카카오파우더를 뿌린 역시 달달구리한 음료입니다. 자주 마시면 확찐자 될 각이지만, 가끔 기분이 다운되거나 피곤해서 당 떨어진 느낌이 들 때 한 잔씩 수혈해 주면 최고일 듯.

퐁당라떼(왼쪽)와 더티비엔나

이곳도 역시 원두를 취향대로 고를 수 있고요. 디카페인 커피도 판매 중입니다. 티라미수와 레몬쿠키도 커피 못지않게 마니아들을 열광시킨다고 하네요.

■ 비브레이브
더티커피로 유명한 곳 하나를 더 소개해 드릴게요. 제주 서귀포에서 맛있는 커피로 소문난 ‘비브레이브’의 메뉴 ‘로쉐’는 일명 더티커피인데요.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엔 부산 서면에도 매장을 추가했어요.

로쉐

사전정보 없이 주문했다면 로쉐를 받아보고 깜짝 놀라실 수도 있는데, 왜냐하면 음료가 컵에서 마구마구 넘쳐 흘러 있거든요. 바리스타에게 항의하지 마시고ㅋㅋ 이게 다 콘셉트이니 걱정 노노. 컵 받침까지 한 번에 들고 마시는 게 옷을 더럽히지 않는 팁. 그 어디서 맛본 더티커피보다 매우 더러운 느낌, 재밌는 경험이더라고요. 우리가 잘 아는 초콜릿에서 이름을 따왔듯이 한 입 마셔 보면 초코의 달달함과 으깨서 올린 견과류의 고소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답니다. 제주나 부산에 놀러갔을 때만 맛볼 수 있다는 게 아쉬운 비브레이브 더럽♡~.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가을바람이 느껴지는 요즘, 따뜻한 라떼 한 잔으로 소소한 행복을 느껴 보세요. 주바리가 소개해 드린 이 카페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아니기 때문에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도 저녁 9시까지는 매장에서 음료를 드실 수 있답니다. 물론 전자출입명부 작성과 열 체크는 필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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