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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점심

기내식은 없지만…‘먹어서’ 세계 속으로 <아시아편>

다들 해외여행 못 가신 지 최소 1년은 더 되셨죠? 오랜 시간 참아왔던 여행러들의 ‘보복적 여행심리’가 폭발한 때문인지, 육지 밖인 제주도라도 가보자며 김포공항으로 인파가 몰려드는 바람에 비행기를 놓치는 일까지 빈번하다는 웃픈 뉴스가 들리더라고요. 예전 해외여행 사진첩을 들춰보며 추억들을 조금씩 꺼내 먹고 있는 님들, 기내식 먹고 싶은 마음이 크신가요 아니면 면세점 쇼핑하고픈 마음이 더 크신가요ㅋㅋ. 집단면역 달성으로 야외에서 마스크 벗기가 가능해진 일부 국가와 달리 아직 종착역이 보이지 않는 우리나라이지만 언젠간 캐리어 꾸리는 날을 꿈꾸며 눈과 미각과 기분이라도 해외에 온 느낌을 줄 수 있는 맛집으로 ‘한 끼 여행’ 떠나보는 건 어때요? 걸어서 세계 속으로 몰아보기는 잠시 멈추고, 기내식은 주지 않지만 먹어서 세계 속으로 GOGO!


■온천집
먼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으로 가 볼까요. 익선동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곳 중 하나인 ‘온천집’(목욕탕 아니고 식당 맞습니다ㅋㅋ)은 샤브샤브 맛집으로 인기가 좋은 곳이죠. 특히 1인 1냄비로 제공되기 때문에 코로나 시대에 더욱 안성맞춤인 식당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ㅁ(미음)자 구조의 일본식 가옥 안쪽으로 노천온천 분위기의 중정이 자리잡고 있어 실제 일본 온천마을에서 온천 후 식사했던 추억을 소환해 주더라고요.

 

대표 메뉴인 1인 된장 샤브샤브는 된장 사골 육수에 쇠고기와 채소 등을 담가 익힌 후 날달걀에 찍어 먹으면 돼요. 도시락통에 층층히 쌓여 나오는 샤브샤브 재료는 1단 차돌박이, 2단 채소, 3단 소스 등이 기본이고 추가 비용을 내면 4단 해물모둠까지 푸짐하게 즐길 수 있어요. 맛도 깔끔한 편이고 무엇보다 화려한 플레이팅에 일단 눈부터 즐거워지는 경험을 느껴 보세요.

 

식사를 마친 후 식당 바로 앞에 있는 청수당(사장님도 같다는 소문ㅋㅋ)으로 자리를 옮겨 차와 디저트를 곁들이면 여기가 바로 교토 아닌가 싶을걸요.


■포25
베트남도 부담 없는 여행지로 인기가 많은 곳이죠. 경리단길에서 모르면 간첩인 장진우 셰프가 신당동 중앙시장에 오픈한 ‘포25’는 베트남 야시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메뉴는 포보(소고기 쌀국수), 점보포보(고기 많은 소고기 쌀국수), 분짜(베트남 비빔국수), 껌승(숯불 돼지고기 덮밥), 짜조(스프링롤)로 단촐하니 선택장애를 불러일으키지 않죠. 9000~1만원(점보는 1만3000원)으로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라 부담이 없어요.

 

이 집 쌀국수의 특징은 유정란을 추가해서 얹어먹는 옵션이 있다는 점인데, 노른자를 풀어서 맛보면 국물이 한층 부드러우면서 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탁자와 동그란 의자를 배치한 매장에 일하시는 분들도 모두 베트남분이다 보니 현지 분위기가 물씬 나서 좋더군요. 게다가 면과 국물 추가는 무료로 해주니 시장 인심답더라는…. 원래는 365일 연중무휴에 24시간 영업이지만 현재는 10시까지겠죠?


■우육면관
이번엔 중국의 향기 속으로 날아가 볼까요? 세계 우육면 맛집 78곳을 직접 맛보고 그중 최고였던 칭다오의 ‘화미우육면’의 사부에게 비법을 전수받아 선보이게 됐다는 ‘우육면관’은 종각과 청계천 2곳에 매장이 있어요.

 

양지가 들어 있는 우육면과 양지에 아롱사태·업진살이 듬뿍 들어 있는 우육면특 등 점심 식사메뉴는 2가지. 면이 나오면 먼저 아무것도 넣지 않고 깊은 맛이 우러난 국물 본연의 맛을 즐기다가, 라장(매운장)을 기호에 맞게 첨가해서 칼칼한 스타일로 새롭게 맛봅니다.

 

우육면
우육특면

마지막으로 국물을 다 먹기 전에 밥을 말아서 쏸차이(갓절임)와 함께 먹으면 미식 3단 변주 완성! 

 

중국식 물만두인 ‘수교’ 그리고 우육면과 궁합이 최고인 반찬 오이소채도 꼭 함께 시켜 드시길 강추해요. 직장인들이 많은 곳에 있다 보니 점심시간에 대기는 필수.

 


■티켓투방콕
아예 태국행 티켓을 끊어보는 것은 어때요? 용산구에 있는 ‘티켓투방콕’은 태국인 셰프가 직접 요리해 현지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맛집이에요. 테이블이 서너 개뿐인 미니매장이라 요즘 같은 때에도 12시 전에 만석이더라고요.

 

샥스핀·부야베스와 더불어 세계 3대 수프로 꼽히는 태국의 대표 음식인 똠얌꿍부터 맛봐야겠죠? 단·짠·신맛에 쓴맛·매콤함까지 세상에서 5가지 맛이 느껴지는 유일한 음식인 똠얌꿍을 한번 맛보면 태국으로 순간이동 여행 온 기분(태국 못 가본 건 안 비밀ㅋㅋ).

 

티켓투방콕의 똠얌꿍은 주바리가 태국음식 전문점으로 유일하게 인정하는 툭툭누들타이에 거의 근접한 맛을 보여줘요. 큼직한 새우도 5마리나 들어 있고 다른 식당에 비해 착한 가격(1만3000원)도 맘에 쏙~. 다만 태국식 만두인 포피아는 평범한 편이라 비추합니다.

 

 

팟타이
솜땀

태국요리 중 가장 무난하게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팟타이도 평균 이상의 퀄리티, 한국으로 치면 무생채 반찬이라 할 수 있는 쏨땀(파파야샐러드)도 저렴한 가격에 제대로 된 맛을 보여줘서 합격.

 

미식으로 떠나는 아시아 여행 어떠셨나요? 다음엔 꿈의 여행지 유럽으로 GOGO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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