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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점심

삼겹살에 진심인 당신을 위한 맛집

남영돈

지난주 수요일에 삼결살 많이들 드셨나요? 숫자 3이 겹치는 날인 3월 3일이 바로 삼겹살데이였잖아요. 새해가 시작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3월이라니…. 너무 빨리 지나가는 시간 때문에 주바리처럼 기분이 꿀꿀 ‘저기압’이라면 ‘고기 앞’으로 고고 하자고요 ㅋㅋ. 맛있는 고기를 먹으려면 ‘돼지런’해야 함은 필수. 줄서서 먹는 맛집이라도 삼겹살에 진심인 분들 지체없이 따라오시라니까요.
■ 냉장고
서울 6호선 상수역 부근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냉장고’는 숙성 삼겹살이 맛있기로 소문난 곳인데, 신선함이 느껴지는 작명부터 센스 돋죠? 진짜 대형 냉장고 문같이 생긴 식당 입구를 열고 들어서면 한눈에 보이는 테이블 간격이 널찍널찍해서 먹는 동안 정신없지 않아 좋더라고요, 요즘같이 밀접·밀집이 꺼려질 땐 더 바람직한 듯.

삼겹살과 목살 등 고기를 주문하면 직원들이 숙달된 솜씨로 100% 구워 주니 더욱 편한데, 개인 접시까지 친절하게 배달해 주는 첫 삼겹살 한 점을 히말라야 핑크소금에 콕 찍어 입 안에 넣으면 육즙이 사르르~ 온몸에 퍼지는 행복감이 나쁜 바이러스마저 쫓아 줄 듯합니다. 히말라야 소금 외에도 안데스호수 소금과 생와사비도 함께 제공돼 삼겹살 맛의 다양한 변주도 가능하답니다. 명이나물과 케일 절임에 싸먹는 것도 느끼함을 잡아줘 별미지만 ‘물광 삼겹살’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로도 촉촉한 고기 본연의 육질을 충분히 음미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통목살은 더 부드러우니 꼭 함께 맛보세요.

 

고기를 적당히 흡입한 후엔 허투루 맛을 내지 않은 된장찌개와 명란 계란찜을 곁들이면 퍼펙트한 식사 마무리~. 바로 길 건너편에 2호점까지 오픈했으니 자리가 없을 땐 그쪽으로 가보는 걸로. 영업시간은 오후 4시부터 현재는 10시까지.


■ 금돼지식당
만약에 ‘돼지고기 올림픽’이 있다면 금메달은 ‘따놓은 당상’인 ‘금돼지식당’은 지하철 3호선 약수역과 5호선 청구역 사이에 위치한, 요즘 말로 ‘인싸 맛집’. 백색 돼지보다 20% 정도 비싸지만 개량을 한 듀록돼지(갈색빛을 띠는)를 사용하기에 식당 이름이 ‘금돼지식당’이 됐다네요. 이 집은 연탄불을 사용하고 자체 제작했다는 주물 불판도 아주 특별해 보여요. 또 특허받은 청결연탄은 몸에 해로운 가스가 덜 나온다고 하네요. 1층부터 3층까지 꾸며진 식당 인테리어는 흡사 카페와 같고 직원들의 서비스는 마치 고급 한우 집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

‘금돼지식당’은 돼지고기치고는 가격이 비싼 편(1인분 1만 6000원)인데 돼지에 진짜 금이라도 둘렀나 싶은 마음이었지만 일단 맛을 보면 그런 불평은 사르르 눈 녹듯 사라지게 되죠. 이 집의 독특함은 ‘본삼겹’이라 부르는 갈비뼈 옆 부위 때문인데, 일반 삼겹살과 비교하면 살코기와 비계의 비율이 일정하고, 특히 뼈가 붙은 상태로 숙성시키기 때문에 아미노산이 더 풍부해진 것이 초대박 맛의 비결이랍니다.

잘 구워진 고기 한 점을 120년 전통의 영국산 황실소금에 살짝 찍어 입 안에 넣으면 고소함과 촉촉함이 동시다발적으로 미식의 불꽃놀이를 팡!팡! 터트립니다. 사실 삼겹살을 일 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한 주바리인데, 이 집 삼겹살은 거부할 수 없는 맛이네요. 가히 삼겹살계의 ‘샤땡’이라 칭송받아 마땅할 고급진 맛 ㅋㅋ.

2시간 이상 푹 끓였다는 김치찌개는 8000원으로 고깃값에 비하면 저렴한 편인데 점심 메뉴로 따로 판매해도 좋을 만큼 맛도 괜찮은 편. 금돼지식당은 방탄소년단이 즐겨 먹었다고 해 화제를 일으켰고 최근엔 ‘리치언니’ 박세리 골프 감독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 집을 자주 방문한다고 인증했더라고요. 전 좌석 손님이 다 동의하면 반려동물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는 사장님의 원칙도 재밌네용.

■ 남영돈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에도 1~2시간 정도 대기는 기본일 정도로 거리 두기와는 거리가 먼,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돼지고기 구이집이 있습니다.

‘남영돈’은 30년 전통의 참숯 화로 전문점인데 몇 해 전 ‘최자 맛집’으로 뜬 이후 최근 리모델링을 거쳐 재오픈했죠. 서울 남영동에 있어서 ‘남영돈’이라 단순하게 작명한 줄 알았는데 한문(囕盈豚) 표기를 풀이해보면 ‘입에 넣어 가득 찬 돼지고기’라는 뜻이라고.

1인분에 1만 5000원인 ‘육즙가득 삼겹살’부터 주문했는데, 핑크빛으로 서빙된 삼겹살을 숙달된 직원분들이 부지런히 뒤집어가며 먹음직스러운 갈색 빛깔로 구워주면 소금에 찍어 한 점 입에 넣자마자 ‘겉바속촉’의 진수를 느끼게 해주죠.

그 다음엔 생와사비, 쌈장, 조개젓, 가리비 젓갈 등 고기와 곁들이는 다양한 양념과 즐기면 쌍엄지 척. 보쌈김치와 백김치에 굴김치까지 김치 맛집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반찬도 훌륭하네요.

‘아삭아삭 항정살’은 다른 집과는 달리 도톰하게 썬 것이 특징인데 이름대로 아삭할 정도의 탄력 있는 식감 덕에 삼겹살보다 더 인기 메뉴라고. 가브리살까지 3가지 부위를 골고루 맛보시길 추천. 오후 4시에 오픈(토요일은 3시, 일요일 휴무)하고 현재는 10시까지 영업 중. 

어떤 삼겹살 맛집이 가장 끌리시나요? 하지만 이런 대박 맛집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좋은 사람들과 맛있게 먹으면 돼지~.

 

지금 삼겹살 땡기시는 분이라면 공감 하트 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