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화요일(3월3일)은 ‘삼겹살데이’였어요. 구제역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돈 농가에 보탬을 주고자 축협이 2003년에 숫자 3이 겹치는 3월3일을 ‘삼겹살 먹는 날’로 정하면서 시작됐죠. ‘무슨 무슨 데이’에 피로감을 느끼는 분들도 많으실 테지만 삼겹살데이만은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 같아요. 더욱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요즘엔 집에서 구워 먹는 것도 좋겠지만 가까운 사람들과 작은 규모의 식당을 방문하면 자영업 하시는 분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맛있는 삼겹살 요리가 있는 맛집을 찾아봤습니다. 돼지고기는 비타민B1이 많고 곁들여 먹는 마늘에는 알리신 성분이 있어 면역력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하니 야채를 곁들여 푸짐하게 즐겨 보시길….
■냉장고-삼겹살
상수역 인근에 자리한 숙성 삼겹살이 맛있기로 소문난 ‘냉장고’는 신선함이 느껴지는 작명부터 센스 돋죠? 진짜 냉장고 문같이 생긴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테이블 간격이 널찍널찍해서 먹는 동안 정신 없지도 않아 좋고요. 요즘같이 타인 간 접촉이 꺼려질 땐 더 바람직한 듯해요.
고기는 직원들이 숙달된 솜씨로 100% 구워 주니 더욱 편한데, 개인 접시까지 친절하게 배달해 주는 첫 삼겹살 한 점을 히말라야 핑크소금에 콕 찍어 입 안에 넣으면 육즙이 사르르~ 온몸에 퍼지는 행복감이 나쁜 바이러스마저 쫓아 줄 듯합니다. 히말라야소금 외에도 안데스 호수소금과 생와사비도 함께 제공돼 삼겹살 맛의 변주도 가능하답니다. 명이나물과 케일 절임에 싸먹는 것도 느끼함을 잡아줘 별미지만 ‘물광 삼겹살’이라고 표현하고플 정로도 촉촉한 고기 본연의 맛을 충분히 음미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통목살은 더 부드러우니 꼭 함께 맛보세요.
고기를 적당히 흡입한 후엔 허투루 맛을 내지 않은 된장찌개와 명란계란찜을 곁들이면 퍼펙트한 식사 마무~으리. 최근엔 바로 근처에 2호점까지 오픈했으니 자리가 없을 땐 그쪽으로 GoGo 해 보세요. 영업시간은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중화복춘-동파육
‘동파육’은 소동파가 개발해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는 유래를 지닌 중국 전통요리인데요. 삼겹살 덩어리를 통째로 향기 좋은 전통주에 넣어 삶은 후 간장 등으로 장시간 졸여서 만드는 것이 레시피죠.
연남동의 일명 ‘연트럴파크’ 옆에 위치한 분위기 좋은 중화복춘은 동파육이 맛있기로 유명한데, 평소 예약 없이 가기 힘들었지만 요즘엔 그냥 가도 되네요ㅎㅎ. 이 집의 ‘쑤저우 정통 연잎 동파육’은 오겹살과 청경채·호두 등이 연잎으로 한데 싸여 있어 먹을 때 연잎향이 향기롭게 올라온다는 점.
고기는 너무 부드러워서 입에서 녹는 듯하고 껍질과 비계 부위는 쫄깃탱글한 식감이라 환상의 합주를 보여주네요.
목화솜을 연상케 하는 ‘크림새우’와 자연산송이, 새우, 꽃게 등 신선하고 화려한 재료의 맛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복춘 초마짬뽕’도 인기 메뉴라고 하니 드셔 보세요. 전체적으로 음식이 강렬한 편이라 자극적인 맛 덕후들이 더 좋아라 하실 듯. 중국집 주방답지 않게 오픈주방이라 요리하는 모습과 함께 종종 불쇼도 볼 수 있는 건 보너스고요. 5만원의 회비를 내고 평생회원이 되면 주류 포함한 모든 메뉴를 20% 할인된 가격에 맛볼 수 있어요.
‘중화복춘’이라는 식당 이름에 사장님 이름이 있다는 것은 TMI^^. 1호점은 남춘복 셰프가, 2호점인 중화복춘 골드는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했던 스타셰프 정지선 셰프가 주방을 총괄한다고. 연남동 상권 분위기와 다르게 가격은 좀 비싼 편.
■락희옥-보쌈
콜키지가 프리인 핫한 한식주점 ‘락희옥’은 마포 공덕역 인근에서 만날 수 있어요. 와인뿐 아니라 우리 전통주와도 찰떡궁합인 대표안주로 보쌈을 추천 드려요. 사실 지방이 많은 부위인 삼겹살은 구이보다는 삶거나 찌는 조리법이 건강하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죠.
락희옥은 돼지고기 오겹살을 삶지 않고 자체 수분으로 쪄내는 방식의 보쌈인데, 매콤하고 시원한 3가지 종류의 김치와 함께 정갈하게 플레이팅돼 나와요. 한식주점이라고 하면 왠지 올드한 인테리어가 연상되지만 이곳은 모던한 분위기와 조명이 반전매력인 곳이죠. 그래서 외국손님과의 식사자리에도 제격이랍니다.
인테리어만큼 깔끔한 보쌈을 메인으로 즐긴 후엔 마무리는 김치말이 국수로 입가심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육전, 성게알, 거북손 등 육류와 해산물을 넘나드는 폭넓은 안주 메뉴가 있으니 취향껏 즐기시기를…. 을지로와 서초에 지점이 있다니 참고하시고요. 황금비율로 직접 말아준다는 ‘쏘맥’을 잔술로 판매하는 것도 재미나네요.
마지막으로 회사 동료·친구들과 함께 식사하실 땐 (일행과 2m떨어져 앉는 건 불가능하니ㅋㅋㅋ) 찌개나 전골류의 음식은 꼭 각자 덜어먹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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